Peter Pan in NeverLand

당신 집있수?? 1인 1가구 시대 - 싸이 월드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당신 집있수?? 1인 1가구 시대 - 싸이 월드

☜피터팬☞ 2004. 8. 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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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가구 시대의 개막

Peter Pan in NeverLand 홈페이지가 생긴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이 홈페이지에 많이 익숙해져서 관리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홈페이지를 만들기 전에는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것에 꽤나 두려움이 컸었다.
과연 HTML의 기본도 모르는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 수나 있을까?
하지만 막상 만들고 나니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구나 하는 것이었다.
뭐.. 몇개월 동안 꽤 고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데 요즘에는 HTML을 몰라서, 혹은 홈페이지 만들 시간이 없어서 홈페이지가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모두 다 싸이 월드라는 컨텐츠 덕분이지.

홈페이지라는 것은 메일하고는 틀리다.
메일과 같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공개적인 공간이 아닌, 개인적인 공간이면서 또한 열려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을 용량만을 제공해줬던 것에 비해서 싸이월드는 완성형의 홈페이지를 무상으로 제공해준다.

홈페이지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는 사실 몇 개가 더 있기는 하다.
예전에 프리첼에서도 홈페이지 비슷한 기능을 제공했던 것으로 안다.
거의 홈페이지였던가?? 내 주위에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홈페이지는 널리 퍼졌던 것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네이버 등에서 제공해주는 블로그.
블로그 역시 약간의 관심과 투자로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공간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뭐, 내가 웹 서핑을 그렇게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짚어내기는 힘들 지 몰라도,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텍스트 위주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스럽게 스크롤 바의 압박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약간 어려운 구석이 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완벽하고 훌륭한 개인 홈페이지 그 자체다.

싸이월드뜯어보기

우선 기본적으로 싸이월드는 홈페이지의 기능을, 기본을 뛰어넘는 거의 모든 기능을 제공해준다.
내 싸이 월드를 만들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오에카키였다.
사실 이용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싸이는 오에카키도 제공해주고 있었다.
타이틀 화면은 그 날의 업데이트 상황을 알려준다.
또한 게시판과 방명록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취향별로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은 방명록을 그냥 잘 사용하고 있지만..^^;
사진첩과 다이어리는 기본이고,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즐겨찾기 기능까지 있다.
쥬크 박스같은 음악 관련 기능도 있고, 모든 메뉴는 메뉴 안에서 카테고리 관리가 가능하다.
완벽하다, 완벽해..-_- 지원해주지 않는 기능이 없을 정도다.
내 홈페이지보다 더 많은 기능을 자랑한다..;;
(뭐, 내 홈페이지가 그닥 많은 메뉴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방문자 수도 자동으로, 그것도 오늘 방문자와 전체 방문자를 알아서 표시해준다.
또한 일반 홈페이지가 방문자 이벤트를 공개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에 비해서, 싸이의 이벤트는 이벤트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기본적인 모양이지만, 꾸미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다.
뭐, 여기에는 충분히 상업성을 잘 활용해서 혀를 내두르게 할 수 밖에 없지만,
도토리라는 싸이만의 돈을 사용해서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스킨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스킨 별 특성도 다 달라서 꾸미기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연출이 가능하다.
굳이 스킨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메인 화면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미니 룸을 통해서도 자신의 싸이를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미니 룸에 들어가는 아이템은 스킨과는 달리 한번 사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싸이를 개성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만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이다...;;;

HTML을 몰라도 어차피 자료를 올리거나 글을 쓰는 것은 제로보드나 CGI처럼 기존의 카페 등에서 글을 올리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고,
약간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름대로 충분히 개성적일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싸이 월드가 충분히 훌륭한 컨텐츠라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싸이 월드가 히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싸이월드, 그 성공의 비결

우선 싸이 월드는 기본적으로 비쥬얼적인 면이 상당히 강하다.
스킨과 미니 룸 그리고 방명록에서 사용되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아바타는 물론이고,
싸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또한 현대의 추세와 가장 잘 맞는 사진첩!
디카와 폰카의 등장으로 이미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잘 겨냥한, 그리고 홈페이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기도 한 사진첩은 그야말로 이 싸이 월드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물론 용량의 제한이라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용량이라는 것이 충분히 넉넉해서 어떤 사진도 걸리는 일 없이 잘만 올라간다.

이 사진첩은 스크랩이라는 기능과 맞물려서 그 기능을 200% 발휘하고 말았다.
기존의 홈페이지에서 다른 사람 홈페이지의 글과 동시에 그림을 받으려면 약간 번거로웠다.
그림을 다운받고, 글을 드레그해서 내용을 복사한 다음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맞는 메뉴를 찾아서 카테고리 분류를 한 다음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드레그한 내용을 붙이고..;;;
말로 하니까 더 길어 보인다..-_-;a
그러나 싸이월드는 이런 번거로운 작업은 하나도 없다.
단지 '내 미니 홈피'에 담기 메뉴하나를 클릭하는 것으로 기본의 내용은 물론이요, 자신의 내용까지도 덧붙일 수 있다.
엄청나다!! 이건 단순히 자신의 홈페이지에 볼 것을 늘리면서 또한 다른 사람의 홈페이지를 찾아가게 하는 피드백 작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장점인 일촌!!
이것은 싸이 월드의 세계를 굳건히 만드는데 1등 공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싸이 월드의 메인 화면에 접속하면, 업데이트된 일촌의 상황을 알 수 있고, 생일 등을 알려주고, 자신의 데이터를 일촌에게만 보여줄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방명록에 글을 남긴 사람들의 박스에 있는 작은 메뉴로 그 사람의 홈페이지에 바로 방문이 가능해서, 일반 홈페이지처럼 즐겨찾기나 혹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
(앞서 말한 즐겨찾기가 별 필요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로 싸이에 등록된 즐겨찾기의 히트수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것은 싸이 월드에 사는 사람들끼리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사람들이 싸이 월드에 푹 빠질 수 밖에 없게 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했다.

다지털 사진이라는 것으로 대표될 수 있는 비쥬얼적인 현대의 컨텐츠.
그리고 자신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픈 일종의 과시욕과 쉽게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게 한 싸이월드는 국민 멜이라고 칭송받는 한 멜을 뛰어넘는 컨텐츠이며, 가장 현대적인 컨텐츠일 것이다.

하지만, 싸이 월드가 모두 긍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뭐, 이쯤 칭찬을 해줬으면 이제 신랄하게 욕도 좀 해줘야하지 않겠는가??

앞서서 말한 사진첩과 스크롤 기능, 그리고 일촌 맺기.
싸이 월드가 제공하는 다른 수많은 기능들은 제쳐두고, 조금 전까지 말한 저 기능들이 바로 지금의 싸이를 대표하는 기능이자, 장점이고 또한 양날의 칼이다.

싸이 월드를 쥐고 흔드는 양날의 검

앞서도 말했듯이 싸이 월드는 스킨이나 미니 룸을 통해서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꾸밀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외형적인 부분에 국한된다.
진정한 자신만의 홈페이지라면, 그래도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 혹은 자신만의 그림 등을 올리면서 나름의 개성적인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사진, 혹은 주변 사람들이나 직접 찍은 사진을 제외하고 많은 사진들이 중복되는 경우도 흔히 보게 된다.

이것은 아까 싸이의 큰 장점으로 언급했던 스크랩 덕분이다.
물론 스크랩을 하면 스크랩을 했다는 표시가 남기는 하지만, 이 스크랩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것에 대한 구분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렸다.
다른 사람의 싸이를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냉큼 스크랩을 해가는 것이다.
좋은 글이나 GIF등으로 만든 움직이는 그림, 아니면 재미있는 글 등 싸이 월드를 겨냥하고 만든 수많은 내용들이 스크랩을 통해서 여기저기로 퍼져나간다.
웃기는 경우로, 무슨 혈액형 남자의 사랑인가..하는 것은 혈액형과 성별을 바꾸고 그림만 바꾼 것으로 수십개가 존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재미있는 글들이나 감동적인 글, 아니면 사랑에 관한 글에 관해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정리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그 안에 담기는 내용은 다 거기서 거기. 외국의 풍경을 담은 멋진 사진이나, 유명한 사진 등은 희소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보고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족족 스크랩하고, 그 스크랩된 사진으 또다시 스크랩되고 이런 식으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진들은 일파만파 퍼져나간다.
결국 자신과 관련된 사진이나, 직접 찍은 사진을 제외하고는 그 개성이 많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개인 홈페이지의 정체성이라는 면을 살펴보자면, 그 안에 담겨 있는 모든 내용이 바로 홈페이지의 정체성을 결정하므로, 완벽한 자신만의 색을 내게 하는 것을 헤치는 요인으로는 충분하다.
또한 싸이는 앞서 말했듯이 비쥬얼적인 부분이 강하기 때문에 텍스트 적인 부분이 많이 죽어버린다.
화면의 사이즈가 800*600이기 때문에 많은 글을 올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텍스트보다는 비쥬얼적인 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확실히 텍스트적인 부분은 블로그에 비해 떨어진다.

신조어 싸이 폐인

일촌과 방명록 기능을 이용한 링크는 편리한 장점 이외에 엄청난 반동 효과가 있다.
예전에 싸이가 퍼지기 전에 내가 홈페이의 세계에 막 발을 들여놓았을 무렵,
아는 사람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글을 쓰는 것만 해도 1, 2시간은 족히 잡아먹었다.
보통은 들어가서 일기를 읽고, 다른 메뉴를 일일이 클릭하거나 그 사람이 올린 업데이트 내용을 보고서는 구경하고는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많은 홈페이지를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대략 5~6명 안팎이었다.
그런데도 1, 2시간은 족히 걸렸던 것이다.

싸이에서 일촌이 5~6명이면 왕따다.
일촌을 신청하고 허락하는 것은 사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 의미가 그리 대단치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촌을 신청했는데, 거절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잘 모르는데 덜컥 허락하기도 뭐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그냥 아는 사람이고하니까, 친해져보자는 생각을 하고서라도 허락해주는 것이 보통이다.
뭐, 사실 그렇게 하고서 방문을 하고 안 하고는 자신의 몫이니까.
하지만, 싸이에는 달별로 자신을 방문하고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별 것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쓰이게 만드는 부분이다.
나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할 지라도, 상대도 그렇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소심하게 넌 그런 거 신경쓰냐? 물어보고 방문할 수도 없는 것이고...;;
신경쓰지않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신경을 쓰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어째서 일촌까지 신청해놓고 안 들어오는 거야??

방명록의 글도 그렇다.
방명록의 글이 많으면 좋다. 내 홈페이지를 찾는, 그리고 나를 찾는 사람이 이렇게 만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내 방명록에 글을 남긴 사람들에 대해서,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보통이라면 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 사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뭔가 글이라도 하나 남겨줘야지.
내 방명록에 답글달고 다시 그 사람 방명록에 가서 글써주고...;
이거 상당히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웬지 예의상 써줘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고.
결국 나중에는 방명록에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사실 일반 홈페이지만 있었을 때는 답글을 훌륭하게 달아주고 그 사람이 홈페이지가 있을 때만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너도 나도 다 홈페이지가 있는데, 내 방명록에 글남긴 사람 누구는 방문하고, 누구는 방문하지 않는 것은 의상하게 만들 지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결국 이런 식의 반복적인 작용.. 내 홈페이지에 글남기고, 그 사람 홈페이지에 남겨주고,
그리고 그 사람도 다시 그 사람 홈페이지에 글 남긴거 보고 내 홈페이지 들어오고, 다시 내가 그 사람 홈페이지에 들어가고..
이런 피드백이 무한정 계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보통 잘 돌아가는 싸이에 들어가는 사람은 하루에 10명이 넘어가고, 모든 사람과 그렇게 되지는 않아도 일정 사람과는 저런 식의 피드백이 계속해서 작용하기 마련이다.
홈페이지에 들어왔는데, 들어왔다는 증거로 남기는 방명록이 어느 새에 이런 식의 족쇄가 되어버린다.
이것은 방문자수와 그것에 영향을 받는 각종 수치와 연관이 되면서 알 수 없는 경쟁심을 유발하기도하고, 일종의 허영심을 자극하면서, 내 홈페이지에 더 많은 사람을 유치(?)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도 이용되어진다.

이쯤되면 깊이 있는 방명록의 글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원래 방명록이 그렇게 깊이 있는 글을 쓰는 공간은 아니고, 꼭 깊이 있을 필요도 없고, 모든 싸이의 방명록이 그런 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되는 방문과 매일되는 방명록의 글쓰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명록을위한 방명록이 된다.
일반 홈페이지보다 싸이에 방명록 테러가 많은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하루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의 방명록에 일일이 다른 글을 달기도 뭐하고, 매일 들어오는 사람의 방명록에 새로운 글을 쓰기도 뭐하고..
그래도 열심히 자신의 글을 올리는 사람이 있지만, 더러는 어디에선가 본 글을 드레그해서 붙이는 것으로 방명록에 글을 남겨야한다는 마음의 짐을 덜어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내 홈페이지에는 싸이식의 방명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다들 싸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홈페이지의 방명록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방명록을 위한 방명록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결국 내 홈페이지는 싸이의 홈페이지가 아니라는 소리.
외적으로도 또한 내적으로도, 그리고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으로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사람들과 맺는 방식도 관계가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될 사항은 아니니 패스~)

자, 방명록에 글쓰는 것만으로도 벌써 몇시간이 지나갔는 지 모른다.
이제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쓰기도 힘들어진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갔고 자신은 따로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길고 복잡한 글만이 성실한 글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고민하면서 쓰기에는 시간이 꽤 필요하다.
하지만, 방명록쓰는데에만도 시간이 이렇게 걸리기 때문에 자신만의 업데이트는 그리 용이하지 않다.
역시 이런 때에 자신만의 업데이트는 아니지만, 어쨌든 업데이트의 NEW표시를 가능하게 해주는 스크랩!! 과연 강력하다.
그리고 성실하게도 일촌의 업데이트 내용도 감상해주고, 자신의 방명록에 들어온 사람들의 업데이트된 내용까지도 감상해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사람의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고, 나와 다른 사람의 다른 면을 받아들이는 것은 점점 멀어져가는 이야기이다.
방명록쓰기에 지쳐서 다른 사람의 관심사 등에 쏟을 나의 에너지는 이미 요단강을 건너가버린다.
또한 싸이에 잡아먹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싸이 폐인이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싸이 월드를 항상 켜놓고 자신의 방명록에 글 남긴 사람과 실시간으로 채팅하는 사람은 제쳐두고라도..
내가 말한 대로만 하는 사람이 하루에 싸이 투자하는 시간은 이미 상당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후와... 계속 쓰다보니까, 장점보다 단점이 더 돋보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논의에 포함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들

사실 앞으로도 할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정말이지 "현대 사회와 문화"라는 수업, 혹은 과목이 있다면, 이 싸이에 관한 열풍과 그 안에 숨어있는 갖가지 장단점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한편의 훌륭한 논문이 나올 것이라는 걸 믿어의심치 않는다.

방명록의 즉석 링크를 통해서 넓어지는 대인관계.
이것은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된 사람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줌과 동시에 결코 원치않는 사람과의 만남도 웹상에서 가능하게 해버린다.
랜덤 방문을 통해서,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그런 식의 무분별한 방문과 그런 사람이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을 사생활의 침해로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앞서 두가지는 스토킹과도 연관되어져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싸이 월드에서 제공하는 미니 홈피 소개에 의한 싸이 스타.
디카와 폰카 그리고 비쥬얼적인 싸이에 의해서 조장될 수 있는 얼짱, 몸짱 등 외면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세태.
(이것은 조금 예쁜 사람들의 싸이에 방문자가 많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내 친구의 경우도 제법 예쁘게 생겼는데, 그 친구 홈피에는 랜덤 방문자가 꽤나 많다..-_-;;)

현대 사회. 그 대표적인 컨텐츠 싸이 월드

이 메일로 시작되는 웹의 세계에 지금의 대세는 확실히 싸이 월드이다.
누가 뭐라고 한들 싸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기는 모래 사장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힘들 정도인 요즘, 싸이 월드는 명실공히 현대 웹서비스의 정점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어떻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내 글이 비교적 단점에 초점이 맞춰져서 쓰여진 듯한 느낌은 강하게 들지만, 그 안에는 사실 일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고, 싸이 월드 홈페이지를 잘 이용하지 않는 "나"의 일종의 반발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싸이 월드를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가치를 200% 높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싸이 월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지금은 유보해야한다는 것.
싸이가 만들어낸 현대의 새로운 문화, 풍토 역시 아직은 그 효과에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고, 그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여전히 싸이 월드 관계자들은 나름대로 유저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고 있고, 상업적이기는 하지만 이용자의 능력에 따라서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한 몫은 어디까지나 유저의 몫이라는 것이다.

모든 문화가 그렇지만, 그 문화의 참여자들이 깨어있고, 장단점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활용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 문화는 "좋은" 문화가 될 것이다.

P.S : 위에 올려놓은 사진은 내 싸이다. 싸이는 있지만 사실 이용은 안 한다. 다만 다른 사람 싸이에 들어갈 때는 저게 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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