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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주노!! 너희 편은 될 수 없지만, 영화의 편은 되어줄 수 있다.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제니주노!! 너희 편은 될 수 없지만, 영화의 편은 되어줄 수 있다.

☜피터팬☞ 2005. 2. 2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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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이 되어주세요"

영화 '제니주노'의 카피라이트다. 그런데 무슨 편이냐하니..
그 녀석들이 감히 당돌하게도 15세에 임신을 했단다..-ㅂ-
그런데 지네들은 무척 사랑하고 있으므로, 뱃속의 아이를 지킬 것이며 여기에 대한 지원군(?)이 필요하다는 것.

이 영화에 대한 갑론을박이 인터넷에서 한참이었다가 지금은 좀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Daum 서명 운동 코너에서는 이 영화의 상영금지 서명을 받고 있고,
한동안은 이 영화의 내용에 대해 상당히 많은 토론이 Daum의 아고라에서 있어왔다.
나도 거기에 몇 줄 남겼다. 그런데 아무래도 좀 아쉬어서 여기 다시 올려본다.

먼저, 이 영화의 내용은 분명히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15세의 청소년이, 그것도 임신을 했다!!!....는 건 사실 이 다음의 내용보다는 덜 충격적이다.
이 다음의 내용. 그것이 너무 환상적으로 예쁘게 그려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실 15세의 청소년이 임신을 하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결정하기로 했다는 것에 대한 영화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 출산을 통해 겪게 되는 고통과 사회적인 편견과 어린 나이에 맡게 된 육아의 고충을 무시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자극적인 소재를 너무 미화시켰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게다가 감독조차 이 영화는 청소년들의 임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다.-_-
이건 좀 아니다싶다. 차라리 솔직하게 그냥 돈 벌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하는 편이 나았다.
그게 아니라면, 청소년들이 임신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방법면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한다.
(그런데, 사실 어쩌면 더 중요한 문제는 이 영화가 15세관람가라는 점에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이 영화를 안 봤다.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다.
(따라서 이 영화에 대한 내 평가는 다소 편견일 수 있다.)
이 영화가 얼마나 가소로우며,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가볍게 다뤘는가에 대한 인식은 나도 충분히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의 주머니에 단 한푼의 돈도 들어가지 않게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조치(?)는 이 정도에서 충분하다.

무슨 소리냐고??

이런 영화에 대하여 인터넷이나 그 밖의 매체를 통해서 비판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영화보다 오히려 접하기 쉬운 매체들을 통해서 이 영화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이 영화의 몰지각한 상업성을 지적하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충분한 처벌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 영화가 돈을 벌든, 안 벌든 나와는 아무 관계없지만 이 영화의 이러한 허구성만이 철저하게 알려진다면,
까짓 돈 좀 벌면 어떠냐. 어차피 즐기라고 만든 영화 제대로 즐길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미리 말했듯이 나는 이런 영화로 즐기고 싶은 맘 전혀 없다.-_- 즐기고 싶은 사람만 즐겨라)

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근저에는, '제니주노'에 대한 수많은 반대글들이 가지고 있는 논점에 자리한 위험한 근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반대글들은 이런 식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대체 이 영화를 15세의 청소년들이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이 영화를 보고 철없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환상을 가질 것이며, 또한 수없이 많은 미혼모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다좋았는데, 대체 왜 청소년들을 이 영화에 갖다붙이냔말야.

내가 Daum 아고라에 글을 남겼던 것은 어떤 사람의 리플이었는데,
그 사람은 글에서 영화 '친구' 등을 모방한 범죄가 있었고,
또한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영화를 모방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이런 영화는 절대 상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근저에는 이런 근거가 깔려있는 것 같다.
청소년은 아직 제대로된 생각이 자리잡지 못했고 제대로된 사고를 하는 청소년도 있을 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이 더 많다.
게다가 이 영화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엄청난 환상을 담고 있으므로 아이들은 무분별하게 따라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 혹은 그렇게 될 것인가?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그 청소년들은 집안에서 바르게 교육되었고, 사회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또한 청소년의 성문제와 임신 등에 대해 제대로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마저도 이런 영화를 보면 따라하고 싶을까?

정말 청소년은 다른 외부의 요인은 하나도 없이 단지 영화를 보고 그것을 따라한 것일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의 본질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청소년이라는 대상을 너무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의 인성이나 이성이라는 것이 정립되고 완성되는 시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이것은 단지 나이가 20살이 넘었고, 주민등록증을 소유했느냐 안 했느냐가 구분해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철없는 사람들은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어린 아이같으며, 또한 청소년 중에도 어른 못지않은 인성을 지닐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기 때문에 그런 잔인한 범죄를 영화를 봤기 때문에 저질렀다고 하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언론에서도 청소년들의 범죄를 다룰 때는 그런 식의 모방 범죄를 언급하면서도,
성인들의 범죄를 이야기할 때는 딱히 그런 이야기가 들어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_-
(사실 이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분법적인 잣대다.)
우리는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순간 인성이 바로 딱 잡히면서 이제는 끔찍한 영화나 혹은 아주 야한 영화를 봐도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 전부터 만들어진 인성을 법적으로 허락받게 되는 것이 법적인 성인의 나이이다.
19살이나 20살이나 그의 인격적인 면은 사실 개인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이의 차이는 없다.

앞서 지적했듯이,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빗겨간 것이다.
청소년들은 영화를 보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을 살펴본다면 그들이 과연 제대로된 환경에 놓여있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또한 본인 스스로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는가가 그 청소년의 흉악한 범죄에 대한 대답을 해줄 것이다.
영화 등이 실제로 그 청소년이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데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간접적인 영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순간적인 충동이라는 면에서는 나도 동의할 수는 있지만, 영화 자체의 문제로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영화 자체가 그런 영향을 끼친다면, 멀쩡한 청소년은 대체 뭐야. 혹은 영화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은 다들 미쳐야하는 거 아냐?)
그것은 마치 폭탄은 아무 문제가 없고, 단지 기폭제만 문제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기폭제만 제거하면 폭탄이 터지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너무나 안타깝게도 절대 그렇지않다. 기폭제가 없어도 다른 요인으로 폭탄은 터질 수 있다. 충분히.
중요한 것은 기폭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폭탄을 없애는 것이다.
영화 자체를 놓고 이러니 저러니 떠들 것이 아니라, 그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혹은 그런 영화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그들이 생각하는 사회적인 약점을 강화해야하는 것이다.

영화가 가진 이런저런 민감한 부분을 감히 우리의 청소년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런 영화를 보더라도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튼튼할 수 있도로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며, 숙제이다.

이 영화를 예로 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이 영화를 두고 해야하는 말들은, 이 영화가 청소년용으로 적합하네, 적합하지 않네보다는
(다른 논의들은 그냥 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로써 훌륭하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그런 환상들을 환상 그 자체로 볼 수 있도록 제대로된 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솔직히 좀 심하게 이야기해서, 이 영화보고 걱정하는 어른(?)들은 지들이 지금까지 교육 제대로 안 해서 생길 문제를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청소년의 임신이 가지고 있는 심각성과 그 후의 일들에 대해 제대로 교육만 했더라도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하는 청소년은 생길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게 단지 이 영화의 잘못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게 이 영화가 만들어낸 환상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제대로 교육을 실시하고도 그런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교육을 소홀히 한 자들의 책임일 것이다.
괜히 애꿎은 청소년들을 들먹이고 나서면서 보호받아야할 존재라느니 어쩌느니 하는 사탕발림은 집어치우고 말이다.

솔직히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글들을 읽어보면서, 그리고 그 글에 담긴 어른들의 시선을 보면서 내가 생각났던 것은,
97년에 이 땅을 시끄럽게 했던, 그리고 아직도 조용히 시끄러운 청소년 보호법이었다.
그 당시에 '일진회'라는 조직적인 학교 폭력이 언론에 집중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그 '일진회'에서 폭력을 한 원인 중의 하나로 만화책이 있었다.
(대체 나는 여전히 정말 그 만화책이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만들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발동된 청소년 보호법
이 허울좋은 법 하나 때문에 우리의 만화가.. 그리고 문화가 얼마나 크게 지탄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 지 모른다.

.... 감상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는 일단 미루자.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때나, 7년이나 지난 지금이나 우리의 청소년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별로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대상이 만화에서 영화로까지 서서히 뻗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답글을 달았던 글을 쓰신 분은, 친절하게도 내 답글에 또 답글을 달아주셨는데,
그 분의 생각 역시 청소년들 범죄들은 그런 영화를 보고 생겼다고 지적해주 계셨다..;;
따라서 그 분은 성인의 눈으로 봤을 대 청소년은 보호받아야할 대상이라고 하셨다...;;;;
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성인들은 대체 누가 보호하고 관리한단 말입니까!! 하고 여기서 묻는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만의 하나 혹시나..
청소년을 자녀로 둔 어머니가 내 글을 읽고는 "그래서 너는 네 자식 맘대로 방치하겠다는 거냐, 뭐냐!!"
라고 눈에 쌍심지를 켜시고 내 글에 대한 악플을 마구마구 달아주신다면...
미리 말씀드리오니, 저는 단 한 번도 청소년들을 그냥 맘대로 방치한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요..'-'
분명히 청소년에 대한 제대로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요...'-'
라고 대답한다.

청소년들의 범죄는 단지 만화나 영화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만약에 정말로 만화나 영화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면..
도덕적으로 훌륭한 영화나 만화만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깨끗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힘써야하는 것은 저런 영화가 생겨나지 못하도록 미리 철저하게 막는 것보다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올바로된 시선과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이 땅에서 고통받고 소외받는 청소년들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청소년 범죄의 대부분은 불우한 가정환경이 원인!!!)
만화나 영화에 가위질 따위를 하는게 아니라구..-_-+


P.S : 이 영화에 대해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영화 외적인 부분으로 성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방향이 여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지않음이 안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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