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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탐구/낙서

2021년 프라모델 및 피규어 정리

☜피터팬☞ 2021. 2. 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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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피규어, 프라모델. 현재 내가 수집하고 있는 컬렉션의 범주는 대략 이 정도인 듯싶다.

각 카테고리마다 약간의 차별성은 있는데, 전체적인 주제는 SF적 성격을 가진 가동형 모형이다.

(여기에 미소녀 관련 상품을 추가하면 대충 수집품 대부분의 성격이 정리되는 듯)

 

사진으로 남아있는 가장 최근인 2017년 장식장 사진.

내 수집의 시작은 프라모델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마치 법칙처럼 어느 순간 시작된 프라모델 조립에 대한 관심은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장난감은 유치한 놀이로 치부할 나이를 넘어서도 계속 유지되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내 관심 영역이 피규어로는 넘어가지 않았는데,

당시 피규어는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다는 한계에 더해 도색이 필요한 데다, 가격마저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피규어는 고정형 장식품이라는 것이 피규어에 대해서 내가 관심을 갖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을 차지했다.

요즘에 들어서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는 장난감을 넘어 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은 장난감이고,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은 내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별로 없었다.

(물론 지금 내 수집품들 중에는 그저 장식품임에도 매력적(또는 팬심)이라는 이유로 구매한 것들도 있다.)

 

2008년 의정부 본가에 진열했던 프라모델과 피규어. 저 중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건 절반 정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피규어가 본격적인 수집 범위에 들어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인터넷 쇼핑과 리볼텍 등에서 시작한 저가형(이제는 고가형!!) 가동 피규어 덕분이었다.

(게다가 당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조립이 필요한 프라모델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떨어진 상태였다.)

그 전에 수집한 피규어는 기껏해야 재미삼아 했던 가챠퐁 피규어들 몇 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매장의 거리와 보유한 상품의 수에 따라 제약이 심했던 쇼핑의 한계는 거의 사라지고,

도색할 여건이 안 되던 당시의 나에게 저가형 가동 피규어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구매 대상으로 떠올랐다.

 

처음으로 가동형 피규어의 매력을 알려준 리볼텍

사자마자 기록을 남기는 편이 아니어서 언제 구입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발매 전에 예약해서 구입한 것으로 기억하는 리볼텍 004 초호기와 005 0호기.

대충 루리웹의 피규어 정보 게시판을 뒤져보니 2006년 즈음 발매된 것 같다.

(이 무렵부터 피그마라던가, 로봇혼, S.H.Figuarts 등 브랜드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 내 지갑은.....ㅠㅜ)

대략 하나당 2만 원이 좀 넘는 선에서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었다.

(지금은 10만 원을 넘기도 하기 때문에 절대 저가형이라고 할 수 없을 듯... 물가 상승을 감안해도 너무 비싸지 않나..;)

처음 만져본 리볼텍만의 독특한 야마구치 관절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는데...

독특하면서 이질적이고, 무엇보다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는 인상. ㅋ

결혼하면서 마련한 장식장에 초기 입주했던 아이들인데, 이사하고 다시 장식하기 위해 자세를 잡다가 뽀각....

게다가 가소제 때문에 표면도 끈적해지고 변색도 생겨서 중고로 팔기도 애매한... 여러모로 애물단지가 되었다.

에바 관련 상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거 오래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가치가 더 올라갈 물건은 절대 아니라는 결론.

해서 이번에 이사 준비하면서 떠나보낸다. 안녕.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만지다 보면 어쩌다 멋진 자세는 나와줬지.

 

리볼텍이라는 브랜드의 성격을 제대로 알게 해준 잉그램.

가격이 싸기도 하고 쉽진 않아도 자세가 멋지게 나오기도 해서 이후로도 몇 개 더 구매했었다.

특히 프라모델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제품도 내줬기 때문에 호기심에 구입한 경우도 있었다.

리볼텍 010 잉그램은 건담 외에 좋아하던 메카라 구입했는데, 어깨 가동이 구려서 엄청 실망했었다. ㅋ

어깨의 기본적인 가동은 포기하고 특정 자세를 위한 가동만 가능하도록 한 설계를 보고 리볼텍 제품에 대한 신뢰 하락.

하지만 하얀 색에 변색도 안 오고, 표면의 끈적임도 심하진 않은 걸 보면 그래도 양품을 뽑긴 했던 모양.

 

다른 건 몰라도 라이벌기인 잉그램보다는 훨씬 괜찮았던 그리폰.

그래도 리볼텍 020 J9 그리폰까지 구입했는데, 그리폰은 리볼텍 시리즈 중에서도 꽤 마음에 드는 제품이었다.

전체적인 조형도 좋고, 관절도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식되었던, 내가 산 리볼텍 중 최고 명작이 아닐까 한다.

다만 내가 그리폰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는게 이 제품의 한계 아닌 한계였지....-ㅅ-;

나는 그저 잉그램만 있는 것이 아쉬워서 라이벌기인 그리폰을 샀을 뿐... 그리폰 자체를 좋아한 건 아니었으니까..ㅠㅜ

검정 색이라 변색 걱정도 없고, 끈적임도 아주 심하진 않아서... 시간이 지나도 리볼텍 중에 최상의 품질 인정.

공교롭게도 패트레이버 시리즈들이 리볼텍 중에서는 가장 상태가 괜찮았지만...

어차피 새롭게 구매한 것들도 많아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 정리하기로 결정...

쪼끔 아쉽긴 하지만... 장식하지 못하고 박스에만 들어있는 녀석들이 더 아쉬워서...^^;;

 

관절 강도의 애매함 덕분에 자세잡기 애매했던 단가이오..

그 다음이 내 수집품 중에서 가장(?) 뜬금없는 리볼텍 023 단가이오.

잉그램 이후에 리볼텍 제품 소식이 들리면 관절 구성을 열심히 뜯어보게 되었는데,

관절 구성을 보고는 이건 역대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한 제품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 메카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이름이 단가이오라는 것 뿐이다...;;

어느 작품에 등장하는지, 어떤 설정을 갖지고 있는지 등등 정말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냥 관절 구성과 디자인만 보고 사야겠다 하고 샀던 건데... 솔직히 사고서 좀 많이 아쉬웠다. ㅋ

사실 관절 구성은 소개되었을 때 내가 상상한 것과 같았는데, 이걸 만져서 자세를 잡는게 좀처럼 쉽지 않았다.

더구나 축관절과 회전 관절의 강도가 도통 익숙해지질 않아서 좌, 우 대칭을 맞추는 것조차 간단히 안 되더라.

단순히 내가 리볼텍 관절에 대한 감각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리볼텍 관절에만 약할까 싶기도 하다..ㅠㅜ)

아무튼 몇번 만져보다 자세잡기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거의 손도 안 대고 장식장에만 있었다.

그리고는 세월의 흐름을 못 이기고 스커트 장갑에 황변 발생...

하아... 우리 이제 여기서 끝내자.

 

마크로스 시리즈 중 처음으로 구매했던 리볼텍 발키리.

정리하는 리볼텍 중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2세대인 리볼텍 034 VF-1J 히카루기.

마크로스는 스토리도, 작품에 등장하는 기체도 썩 좋아하진 않는데,

리얼 로봇을 좋아한다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이유로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지금도 그런 성향은 좀 남아있어서 최근 폭발적으로 발매되고 있는 슈퍼로봇 프라모델은 그냥 시큰둥 하다.

(내 지갑아, 정말 다행이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변신 로봇인데 변신이 안 된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나는 그게 좋았다.

변신하면서 이 정도 역동성을 갖추기는 당시 기술로는 어려웠고, 나는 변신보다 가동성이 더 중요했으니까.

세월이 지나 관절부에 황변도 오고, 표면에 끈적임도 있고... 애초에 그렇게 애정이 많은 것도 아니고.....-ㅅ-

새롭게 구입한 피규어들에게 자리도 만들어줄 겸, 이 아이도 이번에 작별하기로 결심했다.

 

피규어들과 함께 정리되는 고토부키야 아머드코어 시리즈

마지막으로 이번에 함께 정리되는 프라모델들인 아머드 코어 시리즈 3인방.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아마 내가 처음으로 구입한 고토부키야 프라모델이었을 것이다.

프라모델이라고는 아카데미와 반다이만 알고 있다가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디자인도, 가동성도, 조림감도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이후로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쳐다도 안 봤다. ㅋ

하지만 고토 제품 자체에 대해서 실망한 것은 아니어서 이후에도 종종 고토 제품을 구입해왔다.

그저 아머드 코어 시리즈가 내 취향이 아닐 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집했던 것들 중에 처분한 일이 처음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갈 무렵에 반다이 제품 이외의 프라모델들을 아는 동생에게 모두 준 일도 있고,

그 때 남았던 반다이 프라모델들도 나이가 들면서 언젠가 모두 처분했다.

미련이 많은 타입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처분하기 전에 대충 10년은 넘게 소장하고 있던 것 같다.

이번에 정리하는 모형들도 출시된 시기나 보유한 시기를 따져보면 모두 10년은 넘게 가지고 있었던 것.

10년 동안 변변한 기록 한번 남기지 않은 것이 못내 미안하기도 하고, 뭔가 아쉽기도 하고...

그래도 이런 것도 한 때 가지고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정리하기 전 부랴부랴 한 컷씩 남겨봤다.

.... 이거 굳이 따지자면 영정사진인 건가....^^;;;

 

P.S : 대충 중간 사이즈 정도의 프라모델 1박스 정도되는 양이던데....

      문제는 버린 양보다 앞으로 예약해놓은 것이 더 많다는 것....-ㅅ-;

      넓은 집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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