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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열정/조립모형

[개인 프로젝트] Re : Ready for Action - 중간 정리(2)

☜피터팬☞ 2022. 1. 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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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 [오래된 열정/조립모형] - [개인 프로젝트] Re : Ready for Action - 중간 정리(1)

 

[개인 프로젝트] Re : Ready for Action - 중간 정리(1)

건담 프라모델로 모형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건담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구조와 의의에 대해서 생각했던 적이 있다. 뭘 해도 그냥 하지 못하고 내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약간은 강박적

yihas.tistory.com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가 질질 끌리는 것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반다이가 강화부대의 대장기에 어울리는 적당한 모델을 내주기만 기다린 것은 아니다.

레진 제품들을 검색하거나 건담이 아닌 작품의 모델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특별히 가지고 놀 것은 아니었음에도 적당히 자세가 취해지지 않는 모델들은 어쩐지 끌리지 않아서

레진은 컨버젼이 가능한 제품들로 한정해서 검색하다 보니 적당한 제품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전에 만든 구프의 어깨 방패가 처음으로 경험해본 레진 파츠였는데 이때 좀 고생한 기억 때문에 레진 제품은 약간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레진 컨버젼 제품 중에도 내 마음에 드는 제품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건담이 아닌 작품의 모델들은 역시나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서 동일한 세계관의 같은 세력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능하면 MG, 즉 프레임과 외장 형식인 프라모델로 모든 기체를 구성하지 말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자는 생각으로

반다이에서 새롭게 시작한 Re100을 기다리기 시작했고, 이전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여기서는 야크트 도가도 나오긴 했다.

야크트 도가는 모델 자체는 합격이었지만, 부족한 가동범위와 관절 강도가 상당히 안 좋다는 평가 때문에 선택할 수 없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고민 끝에 같은 Re100시리즈로 나온 이프리트로 타협을 보자고 생각하고 구입까지 했다.

 

하지만 이프리트는 큼직큼직한 파츠의 마라사이에 비해서 작고 땅딸막한 이미지 때문에 대장기 느낌이 들지 않아서 탈락.

(결국 이프리트는 나중에 도색 연습용으로 쓰려고 봉인해뒀다.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과연 연습이나 할 시간이 되려나..^^;;)

그렇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SEED에 나왔던, 모빌 진과 건너 자쿠까지 발매되었는데,

이야... 우주세기와 비우주세기도 이름만 건담으로 같을 뿐이지 비율이나 세부 디테일이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네...;; 

아무튼 이게 괜찮으면 저게 마음에 안 들고, 저게 괜찮으면 이게 마음에 안 드는...

옛날에 맏며느리감을 따져보는 시어머니처럼 까탈스러운 내 안목에 만족스러운 모델이 도무지 등장하질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현지에서 모형잡지를 리뷰해주시는 LAL님의 포스팅에서 MG 기라 도가를 이용한 야크트 도가의 작례를 보고,

제작 과정을 따라해서 나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내 실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난이도에 그냥 조용히 잡지를 덮었다.ㅠㅜ

 

사실 실패를 하건 성공을 하건 이런 시도를 하면서 모형 실력도 늘고 뭔가 더 즐거움도 찾을 수 있고 하는 건 맞는데, 

기성 제품도 하나 완성하는데 몇달씩 걸리는 내 상황에서 이걸 시작했다가는 그 사이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동안 제품 기다리면서 손만 빨고 있던 시간 동안 도전했더라면...? 아니 그래도 완성은 못 했을껄...;; 머리만 더 빠졌겠지..;;

 

어느 순간부터 반다이에서 나오는 신작 프라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프로젝트 이외에 쟁여둔 프라도 죽죽 늘어나면서,

일반 부대만 완료된 지금 상태에서 프로젝트는 미완으로 끝나고 장식장의 제일 윗칸은 다른 프라로 채우는게 나을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인생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ㅋㅋ

 

구매 시기를 놓쳐서 구할 수 없는 프라들을 혹시나 구할 수 있을까 하고 인터넷 쇼핑을 뒤적거리던 중에

아주 우연하게 중국에서 MG급 야크트 도가를 발매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옛날 우리 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도 반다이 제품을 그대로 복제해서 저품질이지만 싼 값에 판매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고

최근에는 나름 품질이 많아 좋아졌다고는 했지만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해서 나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편이라서,

가격적 메리트가 있더라도 굳이 복제품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국 복제품 세계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다.

게다가 반다이에서 중국 복제품에 대해서 나름 강력하게 대처를 한다는 소식을 얼핏 들어서 이제 중국산 건프라는 없겠거니 했는데...

아니, 이게 뭐야... 반다이가 안 해주는 틈새 시장(?)을 중국이 열심히 파고 있었네...;;

 

물론 그렇다고 이 제품이 정당한 혹은 합법적인 제품인 것은 전혀 아니다...;;

건담이라는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반다이가 가지고 있고, 그 말은 반다이 이외에서 나오는 건담 제품은 대부분 짝퉁이라는 의미다.

반다이에서 MG 야크트 도가를 발매하지 않는다고 다른 회사에서 MG 야크트 도가를 발매할 수 있는 권리는 없으며,

개인적인 수준에서 즐기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닌, 대량 생산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은 명확히 불법이다.

나도 안다...ㅠㅜ

하지만 이번에는 순전히 내가 계획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컸다...;;

나처럼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중국 불법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이 불법 시장을 지탱하는 한 축인데... 쩝.

 

변명할 것도 합리화할 것도 없다.

그냥 나는 내 욕심 때문에 이것이 옳지 않은 것임을 알면서도 했다.

당장의 어떤 법적인 문제나 처벌이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 일인 것도 맞고,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맞다.

내가 무슨 이쪽 세계에 큰 영향력이 있는 인물도 아니고, 유명인은 더더욱 아니지만,

이런 작은 일탈이 결국 이쪽 세계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인정한다.

또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그리 대단치도 않은 일을 가지고 호들갑 떠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에서 내가 구매한 제품에 대한 사죄 비슷한 것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은,

우선은 여기에 올리는 모든 포스팅은 나에 대한 기록이고, 나의 가장 팬은 나이기 때문.^^;;

스스로가 잘못한 부분을 확실히 인지하고 앞으로도 계속 생각하면서 최대한 이런 상황은 피하라는 의미다.

덕분에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글이 되어서 이곳에 들어오는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겠지만서도. ㅋㅋ

 

아무튼 덕분에 다시 시작이다.

이제 프로젝트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고, 남은 건 끝까지 달리는 것 뿐.

2022년의 확실한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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