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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프로젝트] Re : Ready for Action - 중간 정리(1) 본문

오래된 열정/조립모형

[개인 프로젝트] Re : Ready for Action - 중간 정리(1)

☜피터팬☞ 2022. 1. 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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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프라모델로 모형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건담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구조와 의의에 대해서 생각했던 적이 있다.

뭘 해도 그냥 하지 못하고 내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약간은 강박적으로, 정리하던 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이었는데,

그 흐름의 끝에서 나 혼자 발매된 건프라들을 가지고 세계를 만들어서 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기존의 건담 세계관의 설정과는 아무 상관없이 순전히 내 마음대로의 설정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2011.09.28 - [오래된 열정/조립모형] - [개인 프로젝트] 시작 From 2011

 

[개인 프로젝트] 시작 From 2011

 아주 어린 시절부터 건담을 좋아했다.  다만 그 무렵의 내가 건담이 좋았던 것은 그저 로봇이라는 점에서였다.  기본형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에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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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1년 무렵에는 건담뿐만 아니라 자쿠나 겔구그 등의 라이벌 기체들도 꽤 발매되어있는 상태였고,

별매 데칼이나 커스텀 데칼 등도 많이 나와있어서 내 마음대로 꾸며낸 세계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건담 세계관과는 상관없이 내가 설정한 세계관의 대립 세력들의 부대별 모델을 구성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일반부대, 강화부대, 특무대, 정찰대 등등 이미 발매된 MG 제품들의 리뷰를 꼼꼼히 따져가면서 부대를 구성하는 재미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반다이가 MG 제품을 꾸준히 내줄 것이 너무나 명확한 상황이었고, 기존에 발매된 MG 뼈대에 레진 외장을 이용해서

전혀 다른 모델로 바꿔주는 제품도 좀 있어서 다양한 부대를 구성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산형 기체를 가지고 가장 기본이 되는 일반부대부터 구성하기 시작했고,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다.

 

연방 일반부대 - 짐 스파르탄, 짐 카이X2

지온 일반부대 - 구프, 자쿠X2

 

짐 스파르탄의 경우 지금은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홍콩의 AKO제 컨버젼 킷을 이용하는 등 나름 의욕 넘치게 시작했다.

2014.06.14 - [오래된 열정/조립모형] - [개인 프로젝트] RGM-79S 짐 스파르탄

 

[개인 프로젝트] RGM-79S 짐 스파르탄

드디어 나만의 건담 월드 만들기의 첫번째 마무리를 해냈다. 지구와 달을 세력으로 하는 연방군과 화성을 근거지로 하는 지온군의 대립이라는 설정으로, 각 세력의 MS 부대를 소대로 구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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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7 - [오래된 열정/조립모형] - [개인 프로젝트] MS-07B 구프 2.0

 

[개인 프로젝트] MS-07B 구프 2.0

근래에 이것저것 포스팅할 꺼리가 넘쳐나서 평소보다 많은 포스팅이 이뤄지는 가운데, 오늘의 포스팅은 연방군 지원 소대 소대장기인 짐 스파르탄에 이어 지온군 지원 소대 소대장기인 구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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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렵까지만 해도 프로젝트의 최대 난관은 내 느린 작업 속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숨어있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문제는, 내 작업 속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각 부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다이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자면,

건담 원작의 연방 세력뿐만 아니라 적대 세력의 인기 있는 모델들은 얼추 프라모델로 다 발매된 상태였고,

유니콘 건담의 히트로 그동안 모형화가 될까 의심스러웠던 모델들까지 모형화가 되면서 추가적인 모형화 기대도 한창 높은 상황이었다.

이 무렵 반다이의 유니콘 밀어주기 덕분에 프로젝트도 수월해져서 양쪽 세력의 특무대 구성이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는데,

 

연방 특무대 - 하이 뉴 건담, 제스타X2

지온 특무대 - 시난주, 기라도가X2

 

라는, 원작에 비추어봐도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모델들로 부대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부대의 경우 비록 퍼스트 건담은 제외되었지만, 1년 전쟁 즈음의 모델들로 각 세력 부대가 구성되었고,

특무대는 역습의 샤아에서 유니콘에 이르는 시기의 기체로 구성되는, 우연 아닌 우연으로 나름의 디자인적 통일성 등이 갖춰지고 있었는데,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던, 우주형으로 생각한 강화부대 구성이 도무지 완성이 되질 않았다...ㅠㅜ

그때까지 기획하고 프라모델까지 모두 구입하고 작업을 기다리던 프로젝트의 강화부대 구성은 이랬다.

 

연방 강화부대 - 건담 MK2, 네모X2

지온 강화부대 - ???, 마라사이X2

 

Z건담의 모델들을 좋아해서 연방 쪽 부대 구성을 MK2와 네모로 해버리고, 지온 쪽에 마라사이 2대를 배치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도무지 지온 측 강화부대의 대장기로 쓸 적당한 모델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었다...ㅠㅜ

원작의 시대적 흐름에 맞춰가자면 큐베레이나 디 오, 릭 디아스 같은 모델이 있기는 했지만,

큐베레이는 라이플이나 바주카와 같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모델이라서 대장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디 오는 HG를 단순히 뻥튀기했을 뿐이라는 악평과 연방 측 대장기인 MK2와 격차가 심하게 나는 듯한 인상 때문에 포기했다.

릭 디아스는 무기의 구성이나 외모에서 주는 느낌으로는 MK2와 잘 어울려 보였지만,

지온 측 모델들은 곡선이 강조되는 디자인의 모델들로 편성된 상태에서 직선 위주의 디자인을 가진 릭 디아스는 너무 튀어 보였다.

즈코크, 앗가이, 겔구그, 자쿠 캐논 등등 그 당시까지 반다이가 내준 모델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도저히 선택할 수 없던 상황.

 

상황을 해결할만한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던 상황이지만, 당시의 나는 상황을 꽤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유니콘 건담 애니의 버프 덕분에 다양한 모델이 모형화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기라줄루 정도는 MG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기라줄루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무엇인가 나오긴 나올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반다이를 믿고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했다.

기라줄루가 발매되면 기라줄루를 지온 특무대의 부하기로 쓰고, 기라도가는 강화부대의 대장기로 내려야지 하고 계획까지 세웠지만...

 

응, 아냐. 기다려도 안 돼. ㅠㅜ

 

여러 가지 의미로 유니콘은 확실히 무안단물이었지만, 유니콘의 힘은 반다이가 기라줄루를 개발할 정도로 강력하진 못했고

기라줄루가 무리라면 야크트 도가라도 어떻게 해주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Re100이라는 반다이의 새로운 라인에 무너졌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리던 내게 남은 것은 프로젝트에 대한 상당한 의욕 상실과 이미 구입해놓고 붕 떠버린 프라모델들...;;;

결국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뭐, 이 프로젝트 완성하는 걸로 내 인생이 갑자기 펴지거나 새 세상이 열리는 것도 아니고,

이 프로젝트에 다른 사람이 참가하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혼자 좋다고 시작한 건데 이대로 접어도 아무 문제 없...

...

......지만, 그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내 스스로 시작한 프로젝트니까 나한테는 의미가 있는 거고, 내 인생에서 나님이 의미 있다고 판단한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뭐가 있어?

반다이가 해주지 않는다고 그냥 주저앉으면 안되지.

 

 

가볍게 쓰려고 했던 프로젝트 중간 정리는, 프로젝트 상황과 마찬가지로 질질 늘어지며 이번 편으로 끝나지 않고,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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