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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4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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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4편

☜피터팬☞ 2022. 10. 2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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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30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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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 손 끝에서 이뤄지는 처음, 창작

니체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을 3단계로 구분했다.

제일 처음은 '낙타'로 주인의 명령에 따라 짐을 싣고 사막을 건너는 모습으로, '복종'하는 단계.

두 번째는 '사자'인데, 낙타가 자신의 주인인 '초룡'과 대적하면서 시작되는 모습으로 '부정'하고 '갈구'하는 단계다.

마지막은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초룡을 물리친 후에 자기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단계다.

니체는 이런 과정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하였는데, 나는 조립에서 창작으로 나아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형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제조사가 제공한 부품을, 제조사가 제공한 설명서대로 만드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낙타)

하지만 모형을 계속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제조사가 내주지 않는 메카닉스가 아쉽거나, 자기만의 색을 입히고 싶어 진다.(사자)

그렇게 축적된 욕구는 그동안 모형을 만들면서 쌓인 실력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모형을 창작하게 만든다.(어린아이)

 

물론 이 3단계가 완전하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제품들에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면서 그 이상의 모형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는 아쉬움은 있지만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그 이상의 단계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자아비판의 시간인가...)

누군가는 그런 욕구를 느끼기 전에 다른 취미 생활로 옮겨갈 수도 있고, 혹은 야심 차게 도전은 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로 경험을 해야 자신만의 모형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지, 또 도전하고 싶어 지는지에 대한 기준도 없다.

조금 더 깊이 파고들자면 무엇이 자신만의 방식이며, 어떤 것이 자신만의 관점인지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프라판을 이리저리 자르고 붙여서 완성한 루리웹 NalorloMd님의 자작 메카

 

95%프라판 자작 스크래치 빌드 메카 (스압,bgm) | 프라모델 캐릭터모형 갤러리 | 루리웹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MgiU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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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니체를 들먹이면서까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모형 취미 생활을 이어가는 중에 이러한 창작 욕구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시간과 돈을 허비하고, 좌절을 겪고, 끝내 실패하더라도 창작에 도전하는 것은 멋진 일임에 분명하다.

창작은, 그게 무엇이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손에서 처음으로 시작된다는 의미다.

적어도 나는 세상에 이보다 더 멋진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창작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세상에 없던 것'이란 말을 생각해보면 꽤 모호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예시로 든 링크처럼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부터 떠오르겠지만

그것만이 창작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창작의 범위가 너무 좁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프라모델 제품으로는 있지만 레고 제품으로는 없는 건담을 레고 부품으로 만드는 것은 창작일까, 아닐까?

프라모델로 건담의 하체에, 자쿠의 상체, 마징가의 머리를 조합해서 로봇을 만든다면 창작일까, 아닐까?(내 취향은 아니다)

주제만 새로우면 창작일까, 소재가 새로워야 창작일까, 방법이 새로우면 창작일까, 형태만 새로워도 창작일까...;;;

창작이냐, 아니냐의 판단을 내릴 기준을 정하는 것은 내 능력의 밖이고, 이 글의 목적과도 멀찍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창작은 정해진 규칙이 없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수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 글에서 모든 범위를 다루기에는, 내가 관련 주제의 전문가도 아니고 꼼꼼하게 챙기기에도 부족한 능력이므로

범위를 매우 좁고 한정적으로 잡아서, 흔히 창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정도의 '세상에 없던 것'을 놓고 이야기해보자.

 

비록 이 글은 개인적인 능력의 문제로 좁은 범위의 '창작'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만 '창작'은 아니라는 것은 다시 한번 확실히 한다.

(개인적으로 '창작이란 무엇이냐'라는 주제는 너무나 흥미로워서 언젠가 다른 글에서 다룰 수 있다면 한번 다뤄보고 싶기도 하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순전히 내가 창작한 SF-01 레드 윙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 글의 주제인 메카닉스를 창작한다고 할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사실 창작을 한다고 할 때 창작의 재료에 익숙하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사용할 수 있는 재료에 한계는 없다.

어릴 적 미술 시간에 만져봤던 지점토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어느샌가 대중화가 이루어져 있는, 적당한 종이와 프린터만 있으면 가능한 페이퍼 크래프트도 꽤 매력적인 방법이고,

최근 급격하게 보급되고 있는 3D 프린터 역시 창작품을 만들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방법이다.

이러한 재료들은 특정한 형상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의도대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지만,

다른 방향에서 보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모두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실루엣부터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전부 만들어낸다는 것은 재료를 잘 다룰 수 있는가의 기술적 문제를 벗어나는 일이다.

원재료를 이용한 창작을 하기 위해서는 재료를 만질 수 있냐 없냐 이전에 창작하려는 대상을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

만들고자 하는 형상이 명확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완성까지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순전히 디자인의 영역이자 미술의 영역이며 창작하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아진다.

(물론 모형을 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미술적인 영역이 포함되지만... 이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창작자의 몫이다.)

이를테면 3D 프린터로 새로운 메카닉스를 만들려고 하면, 컴퓨터로 모델링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하는데,

창작을 한다는 것은 단지 모델링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메카닉스의 형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품으로 나오지 않은 것을 직접 제작할 때 보통 만화나 영화, 게임 등에서 나온 것을 모델로 한다.

모델이 있다면 전체적인 형태와 세부 디테일에 대해 제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들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형상이 있다면, 그 이후에는 기술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루리웹 6D님이 만드신 지금까지 '세상에는 없던' 종이로 만든 변신 로봇

 

중형전술차 X 소형전술차 | 프라모델 캐릭터모형 갤러리 | 루리웹

이번에 제작한건 K-151 소형전술차량과아직 도입되지않은 기아의 중형전술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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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어떤 메카닉스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까 하는, 창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감이다.

그래서 이 영감이 매우 부족한 나는 새로운 것을 창작하기가 넘모 어렵다...ㅠㅜ

영감은 그저 좋은 아이디어에서 그치면 안 되고, 완성 전의 단계에서는 구체화가 되어야만 한다.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영감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형태와 디테일을 디자인하고,

원재료를 다듬어서 메카닉스를 창작하는 것을 여기서는 '완전 순수 창작'이라는 말로 분류하고자 한다.

'완전 순수 창작'은,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재능과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며, 쉽게 접근하기 힘든 지점이 많다.

루리웹에서 괜히 이런 '완전 순수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 '괴수'니, '외계인'이니 하는 칭호를 붙이는 게 아니다. ㅋ

적어도 나는 무리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메카닉스를 꼭 '완전 순수 창작'으로만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완전 순수 창작'이 있다면, '일부 순수 창작'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있지 않을까? 혹은 '완전 응용 창작'은?

물론 '완전 순수 창작'이니, '일부 순수 창작'이나, '완전 응용 창작'이니 하는 것은 순전히 편의를 위해 자의적으로 분류해놓은 말이다.

이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전체적인 형상부터 부품까지 모두 직접 제작을 하는 것을 '완전 순수 창작'으로 하고,

부품을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순수하게 아이디어부터 시작해서 디자인을 한 것을 '일부 순수 창작'으로,

이미 존재하는 디자인의 모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작한 것을 '완전 응용 창작'이라는 용어로 나눠봤다.

물론 이 셋은 완전히 딱 구분 지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조합도 가능하다.

다만 어쨌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일단 어떤 방식이건 간에 '세상에 없던' 메카닉스니까.

 

내 기준에서 '완전 순수 창작'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창작'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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