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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본문

머릿속 탐구/낙서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피터팬☞ 2022. 9. 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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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1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1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1편

일단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약간의 정리를 하고 가자면, 메카닉(Mechanic)의 정확한 의미는 정비공이고 기계 장치라는 의미로 사용하려면 메카닉스(Mechanics) 또는 머신(Machine)이라고 하는 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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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쌓아 올리는 조립의 즐거움, 레고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조립형 모형 중에 첫 번째로 만나볼 조립형 모형은 레고다. 프라모델부터 시작할 줄 아셨던 분들!! 낚임!! ㅋ

 

레고 90주년을 기념하여 클래식 497을 새롭게 단장하여 출시한 은하계 탐험가 #10497

사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레고는 높은 가격과 낮은 접근성 때문에 대중적인 조립형 모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레고가 저렴한 상품은 아니지만(게다가 최근 가격 인상을 해서 비싼 레고가 더 비싸졌다..ㅠㅜ),

전반적으로 기본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과거에 비해 구매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국뽕에 취한다!! 근데 국뽕 맞아?)

그리고 레고 같은 고가의 모형 대신 저렴한 플라스틱 조립형 모형(이하 프라모델)이 주류를 이루던 과거의 문방구와는 달리,

요즘 보편화된 대형 마트는 프라모델보다 더 다양한 레고가 배치되어 있어 접근성도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가볍게 사서 대충 만들고 버려도(?) 부담 없는 가격의 프라모델이 많이 사라진 것도 상대적으로 레고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레고는 프라모델과는 다른 조립 철학을 베이스로 하여 프라모델에 비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우선 권장 연령을 보면, 프라모델은 조립이 쉬운 반다이 프라모델 중 저연령층 대상의 간단한 모형이라도 최소 6세 이상인 것에 비해,

레고는 카테고리에 따라서 만 3세 이하부터 조립이 가능(듀플로 기준)하고, 일반 시스템 레고 중에도 대상 연령이 4세부터인 것도 있다.

또한 같은 제품을 설명서만 보고 똑같이 조립하더라도, 만든 사람의 기술에 따라서 결과물에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는 프라모델에 비해

레고는 (스티커만 제외한다면) 만든 사람의 기술과 상관없이, 누가 만들어도 똑같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다가가기 쉬운 편이다.

 

레고는, 설명서를 오독하지 않았다면, 누구나 똑같이 멋지게 완성할 수 있다

내 손으로 조립한 메카닉스(사실 꼭 메카닉스일 필요는 없다)는 '조립'이라는 과정 덕분에 처음부터 완성품인 제품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레고는 앞서의 이야기처럼 특별한 조립 기술 없이도, 가격과 공간의 압박만 넘어선다면 누구나 쉽게 이 느낌을 경험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레고의 부품은 스터드라는 돌기를 이용하여 끼우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조립이 이루어지는데,

이 스터드는 공통 규격이기 때문에 스터드만 있다면 어떤 부품끼리도 서로 연결이 가능하고, 그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이 된다.

1x1 부품 2개 나란히 놓으면 2x1 부품과 길이가 똑같고, 납작한 부품을 세로로 3개 쌓으면 길쭉한 부품 1개와 높이가 같은 식으로

부품들이 일정하게 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에 설명서를 잘 보고 위치만 제대로 찾는다면, 애매하거나 복잡한 부분 없이 정확하게 결합된다.

(위치를 정확하게 못 찾아도 조립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엉뚱한 곳에 조립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게다가 이렇게 결합된 부품들은 분해가 가능하지만 제법 괜찮은 강도로 결합되고, 연결 면도 매끄러워서 깔끔하게 조립된다.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사실은 많이 다르지만^^;;) 기본 부품들을 설명서대로 무지성으로 반복해서 끼우는 것 만으로,

멋진 메카닉스 모형이 어느 순간 눈앞에 완성되어 있는 희열과 놀라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레고다.

 

개성없는(?) 블럭들이 모여서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레고

조립형 모형으로서 레고는 쉬운 조립 외에도 매우 멋진 장점을 또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레고의 부품이 가진 범용성에 있다.

첫인상만 놓고 보면 메카닉스의 형태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몇 가지 레고 부품들이 조합하여 메카닉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자연계에 자동차 엔진 모양의 자연물은 없지만 자연계에 존재하는 몇 가지 재료들을 이용하여 엔진이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많이 과장된 비교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이유는 레고 부품들은 하나의 모형만을 위해서 설계된 부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을 만들 때 사용한 것과 똑같은 부품이 자동차 외형을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하고, 액세서리를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한다.

하나의 부품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제품이 여러 가지 메카닉스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레고는 조립이 끝나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한 완성품이 아니고, 반복적인 분해와 조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의미는 더욱 멋지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런 특성은 만드는 사람에게 부품들이 다양하게 조합되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경험 속에서 숨은 가능성을 찾아내게 한다.

 

레고 부품의 범용성과 재조립이 가능한 포인트에 포커스를 맞춘 Creator 3 in 1이라는 카테고리

메카닉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조립 모형이라는 관점에서 레고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글에서 지금까지 사용한 레고 사진에서 보이는 레고는 모두 시스템이라는 제품군으로 우리가 흔히 레고 하면 떠올리는 부품을 이용한다.

시스템 레고 메카닉스의 특징은, 반드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외형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점에 있다.

이전 글에서 메카닉스의 형태를 보고 기능을 상상할 수 있다고 한 것에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제품군으로,

시스템 레고 제품군은 메카닉스가 가지고 있는 외형적인 특징을 (레고 부품으로) 최대한 모사하는 것에 우선 집중한다.

그렇다고 아예 기믹이 없는 것은 아니고, 자동차라면 바퀴가 굴러가거나 문이 열리는 수준의 기믹은 들어있는 편인데,

제품의 크기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엔진이나 오픈카의 경우 지붕이 열리는 등의 핵심적인 포인트는 최대한 살려준다.

하지만 이런 기믹들은 메카닉스의 외형적인 특징을 담아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기본적으로는 메카닉스의 실루엣에 포커스를 맞춰 그 느낌을 최대한 가깝게 모사하는 것에 집중한다.

 

실물의 각종 기믹은 물론 엔진까지 모사한 레고 쉐보레 카마로 #10304

그에 비해 테크닉 레고 제품군은 그냥 그런 모양이 있고, 그런 움직임을 상상한다를 넘어서서 실제로 작동하는 메커니즘 구현까지 도전한다.

물론 테크닉 레고 중에도 시스템 레고처럼 외형에 집중한 제품도 있지만, 기본적인 노선은 작동에 좀 더 포인트를 줬다고 생각한다.

굴삭기의 팔이라던가, 스포츠 카의 변속 기어와 스티어링 같은 것들이 실제와 같은(혹은 유사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이런 모형은 조립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기계 구조를 엿보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다는 지적 만족감과 더불어,

모형을 완성하고 난 후에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연쇄적 움직임을 보며 만지고 노는 즐거움과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다만 나는 설명서를 따라 만들 수는 있어도, 모형에 담긴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할 자신은 없다. 머리가 나빠서...^^;;;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이나 대기권을 돌파해야 하는 우주선처럼 상상력을 이용해서 채울 수밖에 없는 영역은 논외로 치자면,

실제 메카닉스와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조립 모형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메카닉스의 매력을 모두 담아낸 모형이라 할 수 있다.

메커니즘까지 구현된 메카닉스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도 비싸고, 조립도 어려운 것이 약간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만,

그것만 극복한다면 어떤 의미에서 궁극의 모형이라는 평가를 내려도 전혀 아깝지 않은 조립형 모형이 바로 테크닉 레고라고 생각한다.

메카닉스의 외형 뿐만 아니라 내부의 메카니즘도 구현한 페라리 데이토나 SP3 #42143

레고는 과거에 비해 좋아진 접근성, 쉽고도 창의적인 조립 방식과 반복 조립이 가능해서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점에 더불어,

다양한 제품군으로 메카닉스를 다양한 층위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매우 많은 훌륭한 조립형 모형이다.

다만 그러한 레고에도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레고의 가장 아쉬운 점은 디테일의 정확성이다.

레고의 부품들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모형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만큼, 실제 모델을 완전히 똑같이 모사할 수는 없다.

미묘하게 변하는 곡선이라던가, 작은 부분에 표현된 포인트 같은 것들은 생략되거나 레고 부품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변형되어 표현된다.

레고로 모형을 만들면서 소위 레고화가 이루어지는 셈인데, 이런 레고화는 사실 마냥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고 역으로 장점이기도 하다.

다만 실물을 모방하여 똑같은 크기로 축소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레고화 과정에서 변해버린 디테일이 아쉬운 사람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울지언정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상은 넓고 모형의 종류는 다양하니까.

이 지점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바로 프라모델이다.

 

레고와는 다른 재미를 주는 프라모델 이야기는 3편에서 풀어보자.^^;

 

2022.09.30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2022.09.13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2022.08.31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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