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자아성찰 #8 - 참을 수 없는 댓글의 가벼움 본문
#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싶었다
내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네트워크 상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정리와 기록, 그리고 소통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생각, 멋진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도 그것을 어떤 형태의 실체로 남기지 않는 이상 그 생각들은 그냥 사라져 버리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당시에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낯부끄러운 경우가 많지만, 휘발되듯 쉽게 사라지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괜히 아쉬워서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흥미를 갖던 것들은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더군다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 종종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태도 때문에 내 생각을 쉽고 편하게 다른 사람에게 풀어놓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보고, 느끼고, 만들어내는 것을 자유롭게 풀어낼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렇게 이 공간은 나름 간절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고, 이곳에서 나는 오프라인에서 풀어놓지 못한 것들을 중구난방으로, 명확한 방향성 없이 나름 열심히 올려놓을 수 있었다. 결국 언뜻 보기에 뚜렷하게 내세울 주제 없이 어지럽게 보이는 이 공간이 수렴하는 방향은 '나 자신'이다.
그런데, 내 이야기를 굳이 네트워크에 올려야만 하는 확고한 이유는 없다. 그냥 개인 컴퓨터에 파일로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이 내 프라이버시나 개인정보(?!) 보호에는 더 좋을 듯도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라는 인간의 이런저런 모습 중 어느 모습과 겹치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혹은 희망?)이 굳이 네트워크에 내 이야기를 남긴 가장 큰 이유다. 마치 어릴 때 개인적인 내용을 쓰는 것이라고 배우지만 사실은 선생님께 검사받고 피드백을 받았던, 그리고 피드백이 때로(어쩌면 종종) 즐거움이 되기도 했던 일기장처럼 말이다. 나 혼자만의 이야기지만, 그래도 혹시 누군가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고, 그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터이고, 그건 부족한 내 생각을 보충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아무튼 내가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엄청 대중적인 주제도 아니고,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박에 붙들 정도도 잘 쓴 문장도 없이, 혼자만의 멋에 취해서 기록한 글들이 전부여서, 비록 공개된 네트워크에 글을 남겼지만 이곳은 아주 오랫동안 대부분 나 혼자만의 공간이었다. 그런 상황이 꼭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때로 이 공간에 올린 생각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인기를 얻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던 적도 없진 않았다. 다만 그렇게 되지 않는 현실을 두고 세상을 원망할 만큼(?) 뻔뻔한 편은 아니다.^^;;
# 긴 시간 동안 혼자 놀던 공간에 소통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2010년, '비누넷'에 만든 홈피를 Tistory로 옮겼다.
홈피를 운영하던 당시에도 네이버나 다음 블로그가 있었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싸이월드도 있었지만, 내가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은 항상 내 홈피였다. 싸이월드처럼 동일한 서비스 사용자끼리 연결해 주는 방식의 매력이나 유혹도 있었고 블로그의 좋은 글을 찾아서 홍보해 주는 서비스가 탐이 나기도 했지만, 순수하게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중2병적인 욕심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손으로 직접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홈피였기 때문에 그만큼 애정도 각별했다. 하지만 당시에 범람하기 시작한 스팸 댓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나는 허술하게 구축한 내 홈피를 버리고 대형 IT업체가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Tistory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다. Tistory는 이전 홈피에 올린 글들을 거의 그대로 옮길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전의 내 이야기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던 점이 선택할 때 꽤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적으로는 변방에서 메인 스트림(?)으로 진입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 홈피의 방문자 수는 크게 변하는 일은 없었다.(^^;;; 아마 이 무렵부터 내가 다루는 이야기들의 화제성과 내 글솜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튼 홈피에서 블로그로 플랫폼이 바뀌고, 관리 창이 달라지고, 게시판의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외형적인 변화를 제외하고, 이 공간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 공간에 제일 많이 방문해서 글을 찾아보고 읽는 것은 언제나 '나'였으며, 가끔 지인들이 방문해서 댓글을 남기는 오프라인의 연장선 정도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역시 독립 홈피 때보다는 접근성이 나아졌기 때문인지 온라인 인연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우연히 알게 된 Tistory의 다른 블로그를 이전보다 자주 방문해서 댓글을 남기기도 하고, 역시 마찬가지로 우연히 내 블로그를 발견한 사람들이 댓글을 남겨주기도 했다. 이전 홈피에서 그런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Tistory로 옮긴 후에는 확실히 지속적인 교류가 발생했는데, 아무래도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친숙함과 동질감 그리고 서비스 사용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성이 쉽게 확보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익숙한 서비스에서 오는 안정감을 베이스로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된 포스팅에 댓글을 남기고 그에 대한 대댓글을 남기는 것은 서로의 활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확인하는 행위다. 사실 글을 읽고 그 글에 자신의 감상을 댓글로 남기는 것은 때로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바쁜 일상 속에서는 종종 귀찮거나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댓글을 남긴다는 것은 사소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절대 사소하게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포스팅의 댓글은 나의 즐거움이 바탕이 되어 올리는 포스팅이 나 이외의 사람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응원이 되어 활동을 지속하게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나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게 해주는 감사한 증거다.
포스팅 하나를 올리기 위해 없는 여유를 쪼개가며 며칠이 걸리는 수고를 들이면서도 이 홈피가, 블로그가 지속되는 이유는, 내가 나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남기고 싶은 욕심과 더불어 나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비록 한 두 개뿐이었지만, 댓글들도 한몫을 했다. 댓글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와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덕분에 나는 이 공간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간간이 이어지던 온라인 인연은 어느 순간 몇몇 분들을 만나면서 나에게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주었는데, 나에게는 이것이 '관심의 표현'에서 '관계의 설정'으로 넘어가는 경험이었다. 이전의 댓글이 단순히 내가 올린 포스팅에 대한 단발적인 반응이었다면, 최근 이분들과의 댓글들은 지속적인 교류이자 어떤 의미에서 우리끼리의 문화로까지 발전했다. 이전에 댓글들을 통해 맺은 인연이 별로였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고, 다만 이분들과의 댓글은 각자의 공간에서 색다른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은 내 공간과 서로의 공간에 작성되는 댓글들에 좀 더 깊은 의미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오롯이 나에게 속한 이 공간의 범주가 내 안에 머무르지 않고 확장되고 공유되고 있다는 의미였고, 그분들의 공간 역시 내 범주로 들어온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경험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받은 관심으로 인한 즐거움을 넘어서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계속 지키고 소통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수단 중 하나가 되었다.
# 언젠가부터 내 글에 달리는 댓글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따져봤을 때는 수많은 이용자들 중 단지 몇몇 사람들하고만 관계가 형성된, 넓은 인터넷 안의 좁은 장소일 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이 공간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느끼던 중에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다. 어느 순간 광고 댓글(?)이 아닌 다른 Tistory 사용자들의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
포스팅에 따라서는 그전에도 10개 이상 댓글이 달린 적이 없지는 않다. 다만 그런 경우는 보통 댓글에, 대댓글에, 대대댓글에... 하는 식으로 댓글을 통한 대화가 이어지다 보니 수가 많아진 경우였다. 하지만 최근의 댓글들 수가 늘어난 것은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댓글을 달아주었기 때문이다.(더불어서 방문자 수도 확실히 증가했다.) 포스팅을 올리고 나면 댓글이 하루에 20개 이상씩 달리면서 티스토리 알림이 하루 종일 울리기도 했다. 우연히 내가 포스팅한 글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발견하게 되면서 방문자가 급증하고 댓글도 많아진 것일까? 하루 1000명이 넘게 방문하는 인기 블로거의 시작점인 것일까?
물론 (당연히) 그건 절대 아니다. ㅋ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그 정도로 뻔뻔하게 상황을 바라볼 정도의 인물은 못 되니까.
최근에 달리기 시작한 댓글은 지금까지의 댓글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지금까지의 댓글은 비록 지속적인 교류 없는 단발성에 그치더라도 적어도 내가 포스팅한 내용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다. 내가 올린 글의 내용에 반박을 하거나 단순 감상을 남기더라도 최소한 해당 글에 대한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그 어떤 것, 내 나름대로 수고하고 시간을 투자한 것,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곳에 (거의 무차별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댓글들을 보다 보면, 그러한 성격의 댓글로 보기에 어려운 댓글이 대다수(어쩌면 전부?)를 이루고 있다. 이 댓글들의 내용은 의미 없는 욕이나 스팸 광고같이 삭제해야 하는 수준의 그런 댓글은 절대 아니지만, 포스팅 내용과는 상관없는, 심지어 내 글을 읽어는 봤을까 하는 의문을 자아내게 하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이런 의심을 하는 이유는, 동일한 사용자의 동일한 댓글을 내 블로그가 아닌 블로그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최근 들어서 이런 식으로 의미를 찾아보기 힘든, 소통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 댓글들이 여기저기서 매우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이러한 댓글들의 목적은 댓글이 달린 포스팅이 아니라, 댓글을 작성한 사람의 블로그에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블로그에 방문하고 자신이 방문했다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내가 댓글을 달았으니, 너도 내 블로그에 와서 댓글을 달아달라는 것이 댓글을 남기는 유일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애드센스'가 만들어낸 부작용(side effect)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이 부분을 정리하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결국 따로 분리해서 글 하나를 올리기도 했다.) '애드센스'는 블로그에 새로운, 그러나 그다지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는 새로운 댓글 흐름을 만들어냈다. 내 고민은 지금까지 내가 익숙하게 접해온 느낌과는 전혀 다른 이 흐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고민이다
그동안 내가 즐기는 소통의 방식은 사실 몇몇의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은 가능해도,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모든 방문자에게 적용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애초에 이런 방식의 소통이 가능했던 이유는, 유명인이 아닌 개인이 지극히 개인적인 방향성의 글들을 올리던 조용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마이너한 취향(?)의 취미와 관심사를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었던 상황에서 우연히 비슷한 지향점을 가진, (아마 세세하게 보면 분명히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코드가 맞고 통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내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가 블로그 활동보다 더 중요한 현실의 삶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활동에 관심을 표현하면서도 일상을 헤치지 않을 수 있었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부담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적은 범위에서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계가 쉽지 않고 특별하다는 건 분명한데, 그것은 기본적으로 서로의 포스팅을 꼼꼼히 읽고 그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서로에 대한 어느 정도의 노력과 애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방식은 더욱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의 소통 방식은 최근 범람하는 댓글에 적용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다.
그럼 지금까지 소통하던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런 댓글을 그냥 깡그리 무시하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엄밀하게 봐서, 이 댓글들은 일방적인 스팸이 아닐 뿐, 넓은 의미에서 스팸이나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전 홈피에서 스팸에 시달린 기억을 떠올려보면 무시가 아니라 지워버려야 한다. 아마도 이게 가장 간단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일 텐데... 쉽게 이 선택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우선은 무차별적으로 달리는 댓글들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나름대로 나에게 분명하게 애드센스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 일방적인 스팸은 아니다. 댓글과 이익 간의 정확한 상관관계라던가 애드센스의 알고리즘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댓글이 달리는 것은 방문자가 늘었다는 것이고 이 부분은 확실히 애드센스 수익에 관계가 있다. 경제적 이득을 조금이라도 더 얻는 것이 전혀 나쁘지 않은, 아니 오히려 필요한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전부 무시하기에는 솔직히 아깝다.^^;; 물론 그렇다고 그 이득이 내가 직업 전환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불법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방법으로 이익을 얻는 상황을 굳이 마다할 정도로 내가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편은 또 아니다 보니. ㅋ
또 다른 이유는 의미 없는 댓글 중에 어느 댓글이 정말 의미 없는 댓글인지 내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어쩌면 다소 핑계처럼 들리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 수많은 (비록 의미 없어 보이지만) 댓글 중에 우연히 내 포스팅의 내용을 읽고 자신의 감상을 남겨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어떻게 감히 단언할 수 있겠는가. 그건 댓글의 길이만으로 파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댓글 중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만한 방문자는 거의(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 누군가는 정말 자신의 감상을 남겼을 수도 있다는, 다소 억지스럽고 너무나 순진하게 보이는, 생각에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대댓글을 남기고 상대의 블로그에 답방문을 하고 있었다.
... 다만 그러다가 제대로 현타가 왔던 것이고. ㅋ
결국 이 글은 최근의 블로그 생활을 통해 얻게 된 행운과 몇몇 지인들에 대한 감사이고, 추가로 발생한 상황에 대한 마음의 고백이자 변명, 그리고 그 고민의 정리다. 그것이 자아성찰이니까!!
고민의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에서 내 나름대로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내 나름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어떤 인간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사회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답은 금방 찾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 답을 바로 꺼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빙빙 돌리고 꼬아서 생각하다가, 어차피 도달할 지극히 당연하고 뻔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은 이 답을 내면화하기까지 필요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좀 더 당당하고 자신 있게 내가 내린 결론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그게 가장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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