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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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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피터팬☞ 2022. 9. 3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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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3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2편

2022.08.31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1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1편 일단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약간의 정리를 하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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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성을 쏟을수록 올라가는 완성도, 프라모델

세대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지만, 보통 조립 모형이라고 했을 때 처음으로 생각나는 장르는 프라모델일 것으로 생각한다.

프라모델은 말 그대로 플라스틱으로 조형된 조립형 모형을 통칭해서 이르는 말로, 여러 관점에서 범위가 꽤 넓은 편이다.

그래서 레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와 비슷한 구성으로 프라모델 이야기를 이어서 하기가 조금 애매하다는 문제가 발생...-ㅅ-;;;

(전체적인 구성을 고민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생긴 문제... 부족한 역량으로 급하게 이런 글(?)을 쓰니까 그런 거다...ㅠㅜ)

뭐, 이미 벌여놓은 일을 이대로 둘 수는 없고 어차피 의식의 흐름으로 써왔던 것, 계속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야지.^^;;

 

영종도의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서 타미야 RC카 페스티벌 행사 중 전시되었던 F-18A 프라모델 비넷

앞서 소개한 레고는 조립, 분해, 다시 조립, 또 분해의 반복을 기본 철학으로 깔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조립과 분해의 반복 중에 부품이 파괴되지 않게 하려면 기본 단위가 되는 부품의 크기와 형상에 일정 부분 제약이 발생한다.

레고로 실물을 모형화할 때 실물 형태를 그대로 만들지 않고 느낌만 가져오는 소위 레고화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일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프라모델은 조립과 분해라는 반복 과정을 생략하고 조립만 고려하기 때문에 부품의 크기와 형상에 대한 제약이 적다.

덕분에 더 작고 세밀한 부품들을 적용할 수 있고, 범용성에 대해 고려하지도 않기 때문에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설계가 가능하다.

(재료적 한계나 대상 모델의 정확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생략되거나 비율이 바뀌는 등의 문제도 있다. 어디까지나 유사하게!!)

이런 특성 덕분에 원래의 메카닉스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라인과 내부에 배치된 기계들의 볼트, 너트 형상까지 그대로 모형화할 수 있고,

약간 오버를 보태면 '그래, 비슷한 형태의 메카닉스가 있지'의 수준이 아니라 '그래, 이게 바로 그 메카닉스지'의 영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 영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노력과, 때로는 노력으로는 커버되지 않는 재능까지 요구되지만...ㅋ)

게다가 프라모델은 태생부터 실존 메카닉스를 미니어처로 만들면서 태어난 장르인 만큼,

좋아하는 메카닉스가 명확하다면 내가 원하는 '바로 그 메카닉스(의 대체품)'를 소유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프라모델 부품은 금형이라고 불리는 틀에 액체 플라스틱을 흘려 넣어서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때 플라스틱을 흘려 넣기 위한 일종의 통로가 필요하고 이것은 런너라고 부르는 잉여 부분이 되어 제품에 포함된다.

 

달롱넷에서 퍼온 RG 하이뉴의 런너 사진

프라모델은 레고처럼 완성된 부품(?)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잉여 부분인 런너에서 떼어내는 것부터 시작이다.

(레고도 마찬가지의 과정으로 생산되지만, 런너를 생산 단계에서 제거하고 제품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떼어낸 부품을 설명서를 참고하여 조립하는 것으로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프라모델을 즐길 수 있다.

(어릴 때는 이렇게 설명서를 보고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동안에 마치 내가 엔지니어가 된 듯한 기분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프라모델 기본 사출색도 좋아지고 본드 없이도 조립 가능한 모델도 많아져서,

단순히 부품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기초적인 수준으로도 나름 퀄리티 있는 완성이 가능하긴 하다.

 

순수 조립의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반다이 MG 퍼스트 건담 2.0 (출처 : Like A Live님의 블로그, https://likealive.tistory.com/247)

프라모델은 어떤 의미에서 제일 처음 이야기한 완성형 모형을 단지 조립형으로만 바꿔서 접근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제조사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완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는 낮은 단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닷!!

하지만 공장에서 제조사가 동일한 스타일 & 동일한 품질로 생산하는 완성형 모형과는 다르게 프라모델의 완성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이 지점이 프라모델의 최대 장점이자 동시에 최대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싸고 좋은 건 없다. 왜 나 똥손이는 햄보칼 수가 업써!!)

프라모델 조립의 첫 단계인 런너와 부품의 분리에서부터 이미 다양한 층위의 완성이 기다리고 있다.

 

런너와 부품을 분리하는 것은 손으로도 충분히 가능은 하지만, 런너와 연결되었던 부위가 뜯겨 나가 보기 흉한 자국이 남는다.

(많지는 않지만 최근 제품들 중에는 런너와 부품이 연결된 부분을 매우 얇게 만들어서 손으로 뜯어도 크게 티가 안 나는 제품도 있다.)

최대한 런너 흔적을 남기지 않고 분리하기 위해서는 비싸고 좋은 니퍼를 사용하면 되는데, 여기에 추가로 나름의 기술도 필요하다.

바로 위에 소개한 사진처럼 반다이의 제품이라면 니퍼를 잘 사용하는 정도의 수고만 들여도 어느 정도 완성도가 갖춰진다.

이 정도에서 멈출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수고를 들이면 밋밋한 부품의 표면에 있는 미세한 표현을 강조해서 정보량을 늘릴 수 있다.

 

달롱넷에서 퍼온 먹선을 넣기 전의 순수 조립 상태(좌)와 먹선을 넣고 조립한 상태(우)

먹선을 넣는 정도만 해도 그냥 조립한 결과물보다 확실히 괜찮아 보이지만 당연히 이보다 더 나아갈 수도 있다.

부품들 중에 설정 색과 맞지 않는 포인트에 색을 입히고, 스티커나 데칼을 사용하여 정보량을 더 늘릴 수 있다.

여기에 플라스틱 특유의 광택을 없앨 수 있는 마감제를 사용하면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대충 여기까지 소개된 내용을 조합하거나 생략하는 정도로도 결과물이 다른 느낌이 나는데 나는 이 정도는 '라이트'한 수준으로 본다.

'라이트'한 수준의 프라모델에도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제조사가 제공한 제품의 범위 내에서 즐기는 수준이다.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취향을 입힌 나만의 프라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라이트'한 수준을 넘어 '헤비'한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신만의 느낌과 취향을 한껏 반영한 Like A Live님의 타미야 1/48 나쇼른 전체 도색 작품

 

타미야 1/48 NASHRN

얼마만에 완성 카테고리에 새글을 쓰는지.. 많이 게을렀네요.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나쇼른입니다. 기존의 색보다는 좀 다르게 칠해보고 싶어 급하게 노선 변경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페인

likealive.tistory.com

사실 '라이트'한 수준의 조립으로도 어느 정도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어디까지나 특정 제조사의 특정 제품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

프라모델 전반으로 보자면 기초적인 수준으로는 자신이 처음 상상했던 것과는 백만.. 아니 십만광년쯤 떨어진 결과물이 나올 뿐이다.

프라모델은 누구나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만들 수 없는 장르인 것.

(제일 처음 소개한 비넷 정도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ㄷㄷㄷ)

 

특정 분야를 넘어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프라모델 조립'이라는 말이 포괄하는 범위는 실로 광대하다.

설명서가 친절하게 A부터 Z까지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부품의 위치만 표시되어서 알아서 조립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부품끼리 아귀가 맞지 않거나 사출 과정에서 생긴 설정에는 없는 접합선은 퍼티나 본드를 사용해서 붙이고 사포로 갈아내야 한다.

본드와 퍼티 자국, 사포의 흔적 등을 감추고, 단가 등의 문제로 단색으로 사출된 부품을 설정과 맞추기 위해서는 도색이 필요한데, 

락카 계열, 에나멜 계열, 아크릴 계열 등 특성이 다른 도료를 본인의 취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적용하는 것이 좋다.

도색을 하게 되면 도료만 다른 것이 아니고 도색을 하는 도구도 달라지는데

에어브러시를 선택하느냐, 붓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범위나 기법이 달라지고 도색 위치에 따라 편리한 도구도 살짝 다르다.

 

나름 정성을 들여서 내 스타일로 바꿔놓은 건담 시리즈의 메카닉스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플라스틱 성형 과정에서 생략된 디테일이 아쉬워서 금속이나 레진으로 성형된 별도의 부품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설정과 다른 형상으로 생산된 제품을 자르고 붙여서 설정에 맞게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치핑이라던가 웨더링 같은 기법을 추가하여 작품에 리얼함을 줄 수도 있고,

패널 라인을 더해서 작품에 디테일을 추가하거나, 기존 제품을 개수하여 기존 제품이 제공하지 못한 가동성을 확보하기도 한다.

자르고 깎아내고 덧붙이고, 성형과 가공을 하고 적절한 도료와 기법을 적용하는 과정 중 어디라도 프라모델 조립 완성이 될 수 있다.

 

프라모델 조립이라고 하면 부품을 단지 조립하는 것부터, 이 정도면 예술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적절할 법한 영역까지 포괄한다.

그래서 프라모델은 똑같은 제품을 가지고 만들어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 다르다.

또한 조립부터 도색, 및 여타 과정들은 그냥 도구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연습하고 도전하면서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범위가 넓은 만큼 내가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따라 필요한 도구, 재료, 돈, 시간, 노력 모두 다르다.

(프라모델과 관련된 기법과 기술은 요즘 유튜브에 잘 나와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무턱대고 덤비기보다는 검색 한번 하면 좋아용!)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메카닉스는 (비록 남들 눈에는 똑같아 보여도!!) 내 손으로 내 스타일에 맞춰 완성한 나만의 메카닉스가 된다.

그렇게 완성된 메카닉스 결과물이 비록 아쉬울지라도, 고생한 만큼 애정(혹은 애증)을 주는 것이 인간이다. ㅋ

만듦새가 좋게 잘 나온 가구보다 엉성해도 자신의 손으로 만든 이케아 가구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매력이 담겨있는 것.

다양한 범주에서 완성이 가능한 만큼 하나씩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면서 실력을 키워가는 재미도 프라모델의 매력 중 하나일 듯.

 

'프라모델에서 없는 건 만들면 된다'를 실천 중이신 Vivid Memory님

 

[조립 & 간단 개조] 드래곤 SAS 1/35 인형 개조의 즐거움 - 프로젝트 Be New

깔끔한 조립과 환상적인 색칠만으로도 인형은 돈이 되는 콘텐츠입니다. 모형 잡지의 잘 편집된 인형 특집기사만으로도 절판이라는 훈장을 비교적 빨리 다는 주제죠. 1/35 스케일 인형만 파고드

vivid-memory.tistory.com

직접 실행하기에는 (불가능하...)까다롭지만, 이 정도면 거의 메카닉스 모형의 끝판왕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아니, 지난 번에는 메카니즘을 담아낸 테크닉 레고가 궁극의 모형이니 어쩌구 했으면서... 그 때는 궁극!! 지금은 끝판왕!! 다른 단어!! 꺅!!

프라모델은 매력을 느낀 메카닉스를 원래 설정대로 만드는 것도, 내 스타일대로 만드는 것도 모두 가능하니까. 심지어 자아 성장까지!!

도색하고 디테일 추가하고 필요하면 개조까지 할 실력이라면 원하는 메카닉스를 뭐든 만들어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세상 일이 그렇게 만만하진 않다.^^;;

기본적으로 프라모델의 개조는 베이스가 되는 제품을 필요로 한다. 물냉이 있어야 비냉이 가능한 법. 아니... 반대인가?

'개조'라는 말 자체에  이미 있는 것을 고치고 바꾼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까.

그럼 나만의 메카닉스,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원하는 기믹을 가진 메카닉스를 만들고 싶다면 어떨까?

제품으로 나와있는 것의 변형이 아니라 처음부터 내가 구상하고 내 나름의 설정과 기능을 가진 메카닉스는 가능할까?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당연히 가능하다!!

그 이야기는 4편에서 해보자.

 

2022.10.24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4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4편

2022.09.30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모델로 할까? 레고로 할까? 3편 2022.09.13 - [머릿속 탐구/낙서] - 메카닉스 만들기, 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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