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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분신사바 [안병기]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분신사바 [안병기]

☜피터팬☞ 2004. 8. 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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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사바.. 분신사바.. 오딧세 구다사이..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딧세 구다사이...
이 공책에 적힌 애들을 저주해주세요....

중고등학교 때 여자애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봤을만한 분신사바 놀이를 섬뜩하고 으스스하게 연출하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는 안 하고.. 군대에서 훈련가서 해봤다..; 그 훈련이 좀 지루해서...-ㅂ-;;)
그리고 "령"처럼 그냥 장난식의 강령술이 아닌, 실제의 귀신을 불러내는 것으로 영화는 곧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다.
분신사바로 불러낸 귀신은 단순히 현재의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과거에 있었던 사건까지 얽혀들어가며 엄청난 스케일(?)로 발전한다.
결국 모든 원한은 한 마을의 초토화라는 참혹한 이름으로 결말지어지고, 원한을 푼 존재들은 나름의 평화를 찾으며(?) 끝이 난다.

과연 안병기-_-

안병기의 영화들이 죽 그래왔듯이..
기술의 발전.. 혹은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하는 영상과 분위기에 대한 감독의 세련된 기술은 잘 보았다.
그리고 안병기 감독의 영화라고 영화 자체로 이야기하듯 이 영화는 억지스런 연결이나 구성이 눈에 띈다.ㅋㅋㅋ
가위나 폰에서처럼, 뭔가 복잡하고 복합적인 듯이 보이는 등장 인물들의 죽음이나, 관계 혹은 처리 방법(?)은 여전히 일관성이 부족하다.
영화가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스토리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자꾸 거슬린다고 할까??
가위에서는 마지막 신이 그랬으며, 폰에서는 하지원을 스토킹하던 남자의 죽음이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는 김규리에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이 좀 억지스럽거나 매끄럽지 못하다.
영화 제목으로 나온 분시사바는 그리 큰 비중도 아니었으면서 왜 제목을 분신사바로 했을까.. 지금 막 떠오른 의문은 그것이다.
따지고보면, 아이들의 왕따나 그로 인한 복수로 귀신을 부른 것 모두 우연적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결과는 필연으로 이끌고가는 억지러움~!!
현재의 원한으로만 찍으려니까 영화가 너무 일찍 끝날 것 같다는 계산에서 김규리에게 어머니의 령을 씌워준건가..-_-

이야.. 이건 생각하고 보면 끝없이 밀려드는 궁금증 때문에 밤잠을 설칠 지경이다..ㅋㅋ

결국 그는 가위와 폰에서 쌓아온 기술력만을 다시금 새롭게 보여줬을 뿐이다.
과거의 원한과 귀신의 복수.. 현재의 인물과 과거의 인물이 미묘하게 얽히면서 점점 거대해지는 스케일.
안병기 감독은 가위로 회귀한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가위에서는 피해자와 귀신의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졌던 것에 비해서 이 영화는 사실 좀 무차별적이고 불분명하다.
난 이 마을 사람들 모두를 죽이고 싶은데 명분이 없네.. 그럼 이렇게 해주지... 라는 감독의 독백이 들리는 것 같다..-_-
이 영화는 왕따 같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도, 혹은 과거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깔끔한 해결도 내놓지않는다.

그가 이번 이야기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 집단이 개인을 린치하는 것이라면 그닥 이견은 없다. 사실 가위도 좀 그랬으니까.
(어쩌면 이야기의 스케일을 키우기 위해서 단지 그 소재를 채택하는 것일 지도...)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그의 역량은 재고해봐야할 것 같다.
지금까지 내놓은 작품들 모두 기술적인 면은 발전했지만 내러티브적인 면은 전혀 발전이 없이 제자리 걸음이거든.
뭐.. 어차피 공포 영화를 깊이 볼 생각없이 단지 순간적이고 말초적인 자극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도 그리 나쁠 것 같진 않다.
(나에게는 말초적인 자극 외에 내러티브 안에 담겨진 메시지까지 있어야 제대로 된 공포영화다.)

자... 이제 긴머리에 흰 옷을 입고 눈을 희번득거리면서(여기까지는 "링"의 사다코..ㅋㅋ)
얼굴까지 불에 그을려 일그러진 한 층 업그레이드된 사다코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자!!
보너스로 "여고괴담"에서 고등학생이었고, "가위"에서 대학생이 된 후에, 미술 선생으로 이 마을에 새로 부임하는 김규리도 볼 수 있다!!

P.S : 의정부에 있는 극장에서 다시 영화보기 싫어진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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