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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페이스 [유상곤]

☜피터팬☞ 2004. 11. 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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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체질로 심장 이식 수술을 한 딸을 홀로 키우는 신현준은 두개골을 통해 사람의 얼굴을 만들어내는 복안전문가이다.
그는 아픈 딸을 돌보기 위해 사표를 낸다. 하지만, 사람의 해골만이 발견되는 기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송윤아는 신현준의 도움을 받기위해 노력한다.
결국 신현준은 송윤아를 도와서 그 살인사건에서 죽은 사람들의 신원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이 되는 것에 있어서 가장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정서 중에 하나는 恨의 정서이다.
억울함, 혹은 원한은 죽은 사람을 귀신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다만, 그러한 한을 푸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민족마다의 차이를 보인다.

얼마 전, 착신아리에서 무차별적으로 억울한 죽음의 한을 달래던 일본 귀신에 이어, 이번에 나는 지극히 한국적인 귀신을 만난다.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위해, 그리고 운명처럼 우연인듯 자신과 연관이 있는 한 사람을 통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그 복수를 하는..
귀신으로서의 삶을 누군가에 대한 끝없는 복수심으로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귀신이면서도 누군가를 돕고 스스로의 추억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귀신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깔고 시작한 이 영화는 내 기준에서는 나름의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영화의 장르가 호러와 스릴러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달리고 있다가,
결국 스릴러의 영역을 달리면서 호러의 영상만을 끌어들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은 호러가 아닌 스릴러였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호러 영화라고 하면서 다른 틀을 끌어들이는 것을 자꾸 볼 수 있는데,
사실 그러한 영화들 중 대부분은 호러 영화라고 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차라리 다른 장르에 있으면서 그것을 호러 영화의 형식을 약간 빌린 것으로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는 스토리 라인이 스릴러였고, 그것에 너무 충실히 잘 따라주었다.

차라리 스릴러로 만들어버리지.. 호러 영화여서였는 지는 몰라도 링의 사다코는 여기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 등장 자체도 사실 몇몇 부분에서는 쓸데없이 등장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영화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의 그 어설픈 전개는 참을 수가 없다. 범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듯,
너무나 빈약한 이유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마지막에 신현준과의 싸움 역시도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물론 모든 영화의 마지막에 작위적인 부분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유치한 클라이막스는 피해야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러저러한 나의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릴러는 좋아하는 관계로.. 그리고 그 나름의 한국적인 귀신상을 제시했다는 것과 영화에서 실험적인 정신이 보였기 때문에..
이 영화는 내게 나쁘게 기억되지는 않을 모양이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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