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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Saw [제임스 완]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Saw [제임스 완]

☜피터팬☞ 2005. 3.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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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어느 방의 욕조에서 한 남자가 깨어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잠시 후 그는 그 방에 또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갇혀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 각각은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었고 그 방에는 하나의 시체가 있었다.
시간은 시시각각 흘러가고 두 사람은 자신들을 가둔 사람이 최근의 연쇄살인과 관련이 있다고 믿게 된다.
그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녹음 테이프를 통해 그들 중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해진 시간까지 죽여야만 한다는 걸 알게된다.
그렇지않으면, 그의 가족들이 대신 죽게 되어있었고, 시간은 점점 흐르는데....


잘 쓰여진 추리 소설 한 편. 하지만, 썩 좋은 추리 소설은 아닌 듯.

이 영화는 '세븐'과 같은 주제로, '식스 센스'나 '유즈얼 서스펙트'같은 반전을 유도한다.
하지만, '식스 센스'나 '유즈얼 서스펙트'처럼 관객은 결말을 보기 전까지는 범인을 찾아내기가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서 범인에 대해 알 수 있는 힌트는 철저히 감독에 의해 선택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관객은 한정된 단서 속에서-게다가 감독이 주는 단서는 오히려 함정일 경우가 많다- 범인을 찾는 건 오로지 추측 이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은 관객과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지는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감독이 시나리오 작가는 과연 얼마나 될까?)
어쨌든, 영화는 관객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은 주지 않은 채 엄청난 반전을 던져준다.
아무튼, 최근에 본 반전이 포인트인 영화 중에는 가장 괜찮은 듯.

영화 속에서 연쇄 살인범의 피해자로 선택된 사람은 모두 삶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살인범은 피해자를 직접 죽이기보다는 잔인한 선택을 강요한다.
턱을 부수는 기계를 얼굴에 설치하고 그 기계를 푸는 열쇠를 살아있는 사람의 뱃속에 넣는다던 지
온 몸에 휘발성의 물질을 발라놓고, 깨진 유리가 널려있는 어둡고 좁은 방에서 촛불을 통해 자신의 몸에 퍼진 독을 해독할 금고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찾게 하는 등.
하지만, 거기서 살아난 사람은 오히려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ㅂ-
(죽일만한 놈을 죽게 한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유영철??)
내가 세븐과 비슷하다고 한 것은 이 영화도 스릴러와 호러라는 장르를 빌려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생명 경시 풍조를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락성이 강한 이 영화에 감독이 나름의 작품성을 부여하고 싶어한 이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조금 더 흥미있는 소재를 다루면서 살인자에게 일종의 대의명분을 부여하고 싶어한 감독의 의도. 딱 그 정도.
왜냐하면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사실 내가 앞서 말한 주제를 다루기에는 너무 가볍거나 혹은 너무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장르로 한정해본다면 주제의 무게감에서는 아직까지 세븐을 뛰어넘는 영화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너무 괜찮은 주제를 찾으려고는 하지 말기를..^^;
다만 한 편의 흥미진진한 스릴러 & 호러를 보려고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적절한 긴장감과 극한 상태의 인간이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자연스러우면서 끔찍한 행동들.
(극한 상태의 인간의 모습은 호러라는 장르에서 잘 다뤄지는 소재이며 주제 중에 하나인 듯.)
잔인한 장면과 극도의 혼란에 빠진 인간의 감정을 잘 처리한 카메라와 연출은 보는 사람을 흥미진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내 개인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한 사람을 죽여야 자신의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의 감정 묘사가 너무 취약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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