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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MOC] WM(War Machine)-20 (스압)

☜피터팬☞ 2021. 3. 1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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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AW-09를 만들면서 레고 창작에 막 눈을 뜬 후 두 번째 창작을 시작하면서 눈을 감아버렸다.^^;;

인간형 메카닉을 완성했으니 다음은 다른 시도를 하고 싶어서 비인간형 메카닉에 도전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반적인 레고 가동 부품들의 강도가 내가 만들려는 메카닉 사이즈에는 부족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부족한 관절 강도를 보강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고, 디자인 진도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자,

역시나 나같이 평범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프라모델이 제격이라며 레고 창작에 대한 시도를 접었다.

 

하지만 결국 미련을 못 버리고 레고 창작의 세계를 기웃거리다가 ARF-03 실물화 진행 중

예전에 나를 포기하게 만들었던 비인간형 메카닉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다행히 이번엔 완성. ㅋ

주제도 모르고 덤볐다가 좌절과 더불어 결국 창작에서 떠나게 한 테마는 바로 역관절형의 탑승형 메카닉이었다.

 

첫 시도 당시 태우고 싶었던 대상은 1/12 피규어들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무리한 시도였다...;;

이번 창작품의 탑승 대상은 레고 피규어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사이즈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창작품은 과거의 실패를 극복했다는 의미 외에도,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만든 첫 창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지금 사진 속의 WM-20은 스튜디오로 먼저 설계한 후 필요한 부품을 브릭링크 사이트에서 수급하여 실물화한 것이다.

 

물론 WM-20 이전에 스튜디오를 활용하여 ARF-03에 대한 설계 변경과 실물화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실물화까지 이룬 것은 이게 처음이다.

(첫 창작이었던 AW-09는 설계없이 처음부터 실물로 제작한 후 나중에 스튜디오 등의 프로그램으로 옮긴 케이스.)

 

이전에 실패를 경험했던 테마였던 만큼 이번에는 무작정 덤벼들지 않고 나름 준비를 좀 했다.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된 역관절을 구현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바탕으로

인터넷에서 수각류 공룡의 관절이라던가, 말의 관절 등을 검색하고 이미지화하면서 역관절을 나름 연구했다.

 

해부학 이미지까지 찾아가며 내가 내린 결론은 역관절로 보이는 부분은 사실 발목의 관절이라는 것.

인간형 메카닉처럼 발 전체로 지지하면서 자립을 했을 때의 자세를 보면 내가 만든 역관절 구조가 더 잘 이해될 듯.

 

실제 역관절 동물을 만져보면서 연구해본 것은 아니지만, 모든 동물의 각 부위가 비슷한 기능성을 갖는다면,

다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부분은 고관절을 제외하고는 발목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역관절 구조는 발가락으로 몸을 지탱하는 것으로 각 관절의 가동 방향은 인간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게 된다.

발처럼 보이는 부분이 실은 발가락이라고 하면 역관절이라는 말 자체는 틀렸다고 할 수 있다..^^;;

 

겉보기에 정강이가 앞으로 굽혀지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부위는 정강이가 아니라 발목이기 때문에

앞으로 굽혀지는 것이 자연스럽고, 정강이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뒤로 굽혀지기 때문에 역관절 부위는 없다.

 

인간도 빠르게 달릴 때는 발 앞꿈치를 주로 이용한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이런 구조는 빠르게 달릴 필요가 있는 생명체들의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튼 창작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진화에 대한 이해(오버다)까지 해가며 완성한 WM-20.

WM(War Machine)-20 이라는 이름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전쟁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설정이다.

설정은 그렇긴 한데... 사실은 역관절 하나만으로는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기를 추가했다....^^;;

 

기본 무기는 몸의 양쪽에서 위로 솟아있는 다연장포.

풀아머 ZZ 건담이나 마크로스의 발키리 슈퍼팩 같은 것에 달려있는 무장인데,

뚜껑이 열리면서 미사일들이 연속으로 부다다다 발사되는 장면들이 멋져 보여서 달아줬다.

 

이런 무기들은 보통 로켓인 경우가 많던데, WM-20의 다연장포는 로켓이 아니라 그냥 대포 같은 성격의 무기다.

그래서 다양한 각도와 다양한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믹을 가지고 있다.

 

굳이 로켓으로 설정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곳에 뭔가 강력한 무기를 함께 넣고 싶어서인데...

딱 한방이면 돼, 한방만 쏘게 해줘

 

화력을 쏟아부어도 안 되거나 강력한 한방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WM-20에게는 강력한 비장의 무기가 있다.

 

등의 해치가 열리면서 발사되는 미사일!! 그런데 정말 한 방뿐이라, 저걸로 안 되면 그냥 도망치는 게 답.

 

전탄 발사~!!!

이 연출은 마음에 드니까 한 장 더...ㅋㅋ

 

기본적으로 중화력 메카닉이지만, 이런 메카닉은 하부의 게릴라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

 

그래서 아래쪽도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발칸이 2문 달려있다.

무장이 풍부하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고 나름 다목적 운용이 가능하다... 고 주장한다..ㅋㅋ

 

탑승형으로 제작을 하다 보니 사이즈가 작다고 할 수는 없다.

크기 비교에는 마블 최애캐 캡틴 아메리카로...^^

 

캐노피를 열고 피규어를 탑승시킬 수 있고, 조종석에는 레버와 모니터로 느낌만 살짝 내주었다.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나름 자유로운 가동성으로 내 창작 역사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어준 WM-20이지만,

사실 완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다...ㅠㅜ

 

레고 피규어를 태울 정도의 크기임에도 WM-20의 관절 강도는 아주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점.

리뷰 사진을 찍는 내내 균형이 잘 안 맞아서 쓰러지거나, 관절이 접혀서 주저앉는 경우가 꽤 있었다...;;;

게다가 발목에 라쳇 관절을 적용한 탓에 미묘한 조절이 안 되는 것 때문에 발바닥이 완전히 접지되지 않는 경우가...ㅠㅜ

 

또한 스튜디오 상에서는 미처 알 수 없었던 결합이 약한 부분들도 실물화 과정에서 종종 발견되어서,

설계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실물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나마 집에 많은 회색 계통의 벌크가 메인 컬러라서 개수 작업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모든 것은 과정일 뿐...

이게 내 레고 창작의 끝이 될 리도, 될 수도 없는 거니까....-ㅅ-

이번의 아쉬움을 양분 삼아서 다음 창작은 좀 더 완성도 높은 녀석이 탄생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가져야지.

 

어서 다음 창작을 진행하고 싶은데... 얼마 전 이사로 정리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도통 창작을 할 수가 없네...;;;

(언제나 그렇듯) 게다가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밀린 리뷰들은 또 언제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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