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GUNDAM ARTIFACT] RMS-099 릭 디아스 본문
늦었다. 아주 많이. 그 부분에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면서 시작. ^^;;
사실 올 7월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현지에서 모형지에 대한 리뷰를 꾸준히 하시는 LAL님의 어떤 포스팅에 등장한 야크트 도가에 대한 댓글을 남겼는데,
해당 모형지를 선물로 보내주신 일이 있었다.
가볍게 말한 것도 무겁게 답해주시는 대인배 LAL님이십니다!!
책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데, 단순히 책만 온 것이 아니었다. ㅎㅎ
당시에 꽤 핫한 아이템이었던 GUNDAM ARTIFACT라는 프라모델과 데칼, 스펀지 사포 등등을 한 아름 동봉해서 보내주신 것.
한동안 감동에 빠져 정신을 못 차렸다는 후문이....
보내주신 마음에 너무나 감동해서 멋지게 만들어서 포스팅으로 보답하자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은 인지상정!!
결과는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GUNDAM ARTIFACT는 반다이에서 나온 식완 제품 시리즈로, 작지만 조형이 굉장히 뛰어난 제품이다.
제품 뒷면을 보면 나와있는 프라가 전부 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한 박스에 하나씩 들어있다.
짜잔.
내가 받은 것은 001 릭 디아스.
사실 LAL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혀 만들어볼 일이 없는 제품군과 모델이 아니었나 한다.
덕분에 정말 재미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스에는 런너와 설명서, 그리고 현지에서 온 물건답게(?) 껌이 들어있다.
이런 단출한 런너는 어릴 때 즐겨 사던 100원짜리 조립식 제품 이후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LAL님은 주로 붓 도색으로 프라모델 도색 작업을 하시기 때문에,
나도 LAL님의 스타일을 따라서 붓 도색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전에 쓴 맛 단 맛 다 맛보게 해 준 시로 아마다 붓 도색 작업에는 이것을 위한 연습의 목적도 있었다. ㅎㅎ
일단은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이형제를 제거하기 위해서 중성 세제로 열심히 세척도 해주고...
대충 물기만 털어내고 빨래와 함께 건조한다. 응?
그런데 게이트가 상당히 두껍다.
니퍼를 사용해도 깔끔하게 자르기 어려워 보이더라.
이런 두꺼운 게이트는 오랜만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흠집이 나고 말았다...ㅠㅜ
일단 가조립부터 해서 전체 스타일 확인.
작지만 디테일이 살아있고, 비율이 상당히 육중한 편이라 박력이 있는 모델이다.
이 시리즈는 작지만 조형이 상당히 잘 된 편이라 그냥 이대로 둬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기왕 마음 먹은 것, 죽이 되건 곤죽이 되건(응?) 달려보는 것이 모델러의 자세. ... 어쩌면 이쯤에서 멈추는게 현명한 선택이었을 지도 몰라요.
작아서 흠집도 잘 안 보이기도 하고, 도색하면 어느 정도 가려지기도 하겠지만...
약간이라도 완성도를 높여보고, 도구 사용 연습도 해볼 겸, 너무 심한 자국만 퍼티로 가려주기로 했다.
나는 퍼티를 바를 때는 사진처럼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퍼티 주걱을 만드는데, 넓은 면적이 아니면 이 정도로도 괜찮다.
애초에 넓은 면적은 퍼티로 잡기가 어려워서...;;
나름 아껴본다고 집에 있는 도구들을 이렇게 저렇게 이용해 보는 가난한 모델러가 여기에도 있다. ㅋㅋㅋ
접합선을 가릴 생각은 못하고 그냥 보기 흉한 흠집만 좀 가려준 정도.^^;
퍼티를 바르고, 적당히 사포질을 한 후에 유일하게 신너를 이용하는 작업인 서페이서를 마쳤다.
붓 도색의 장점은 수성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다는 것!!
신너 FREE!! 냄새 FREE!! 덕분에 아이가 게임에 정신이 팔린 시간에 옆에서 신나게 붓질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완성이 너무 늦었....ㅠㅜ 다 제가 게으른 탓입니다...;;;
그런데 붓칠 한 자국이 너무 심하게 난 듯 보이고 색도 그다지 고르지 않다... -_-;
아크릴 물감의 좋은 점은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 때 물과 중성세제만 이용하면 도색을 깨끗하게 벗길 수 있다는 것.
VM님께서 사사한(?) 방법대로 물과 중성세제를 이용하니 도색이 쉽고 깔끔하게 벗겨진다.
로봇은 확실히 사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첫 붓 도색은 아니지만, 통짜로 된 사람을 칠하는 것처럼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부품을 적당히 분해하고 다시 색을 칠했다.
앞에서 이미 본 것처럼, 전체 색상 컨셉은 녹색.
녹색 릭 디아스는 아직 본 적이 없어서 선택한 색상.^^
원래 릭 디아스의 색은 남색 혹은 빨간색인데, 이건 나만의 릭 디아스인 만큼 내 마음대로 녹색을 칠해주기로 했다.
똑같은 녹색으로 다 뒤덮어 버리면 너무 심심하니까, 중간중간 포인트로 연두색을 넣어주었다.
이때쯤 깨달은 것 같다. 물과 중성세제로 지워버린 붓질이 오히려 더 괜찮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때쯤 두 번째로 깨달았다.
내가 가진 아크릴 물감의 남색이 짙은 파란색에 가깝고, 이건 녹색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ㅠㅜ
사실 아주 짙은, 거의 검은색 느낌으로 가려고 했던 것인데... 아... 하지만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이대로 이를 악물고 계속 전진하자.
프레임 부분과 무기들을 회색으로 칠해주는 것으로 릭 디아스를 완성시켰다.
이제 완성작을 볼 차례!!
음... 사실 정신 건강과 안구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쯤에서 그만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두껍게 발린 물감의 질감과 투박한 붓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릭 디아스 붓도색 완성작!!
색이 너무 옅게 칠해진 듯 해서 계속해서 물감을 덧바른 결과다...ㅠㅜ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남색이 생각보다 너무 파란색이 강해서 좀 많이 튀는 것도 아쉬운 부분.
작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표현한 작은 디테일들 중 일부는 도색과 함께 뭉개져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천성이 고슴도치 아빠라서 그런지 완성된 작품을 계속 보다보니 또 나름대로 이런 도색의 맛도 조금 있다고 하면 너무하려나...^^;;
거친 물감의 느낌 덕분에 유화로 그린 박스 아트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에 반쯤은 성공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붓도색으로 에어브러쉬 못지 않게 깔끔한 도장을 하시는 분들이 이미 많으니 나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본 것... 은 오버고. ㅋㅋㅋ
다만 결과물을 보면서, 에어브러쉬의 깔끔함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때는 붓도색이 재미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얼룩덜룩한 느낌을 잘 살리면 웨더링같은 기법없이도 어떤 현장감같은 걸 살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에어브러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붓질의 재미가 있었다는 점.^^;;
에어브러쉬로 깔끔하게 도장되는 부품을 보는 재미도 분명히 있지만,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서 원하는 부위를 칠하는 건 또 다른 재미였다.
.... 확대해서 보면 처침한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끄러운 완성작이긴 하지만...
취미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의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괜찮아, 수나 우는 못 줘도, 미는 줄 수 있어. ㅋㅋ
아니 이 정도면 객관적으로 양이나 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제발요...;;;
참고로 이번에 작업한 프라모델의 사이즈는 이 정도.^^;
내 엄지 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키를 가지고 있다. ㅎㅎ
아니, 사이즈가 작다는 것으로 변명하려는게 결코 아니고, 단지 객관적인 사실 전달을 위해서...ㅋㅋㅋ
아무튼 올해의 마지막 프라모델 완성작으로 숙제처럼 남아있던(?) 릭 디아스를 끝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미 많이 늦어지긴 했는데,
더 늦어질 뻔한 작업을 서두르게 만든 일이 최근에 있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일단 미루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노파심에서 이야기하면, 붓도색을 한다고 해서 모두 내가 작업한 것처럼 얼룩덜룩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붓도색으로도 에어브러쉬로 작업한 것 못지않은 깔끔한 도색이 가능하다.
못 믿겠다고?? 하긴 내 붓도색을 보면 저 말이 곧이 곧대로 안 들리겠지...;;
아래의 링크는 내가 작업한 릭 디아스와 같은 제품군의 바이아란으로 선물을 보내주신 LAL님이 작업하신 것.^^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비교해보자. ㅋㅋㅋ
https://likealive.tistory.com/159?category=936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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