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레고] 베스파 125 #10298 본문
블로그 포스팅으로 징징대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단지 징징대는 것으로 다 풀리질 않을 만큼 꽤 지쳐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마치 내가 지치기를 기다렸던 것처럼, 내 마음을 흔드는 제품이 등장했다.
레고 창작에 필요한 부품만 개인 판매자를 통해서 구매하고 있던 터라 제품 자체는 잘 안 사고 있었는데,
이렇게 지쳐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조립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힐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면에 있어서는 언제나 쿨한 마나님은 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윤허하여 주셨고...
윤허부터 물건 도착까지 일사천리로 처리되어 내 손에 들어온 베스파 125.
사실 주말에 오프 매장에 갔을 때 품절이라서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던 것은 아니지만,
한 주를 넘긴 덕분에, 회사에서 시행하는 강제 휴가일에 집에서 느긋하게 조립할 수 있었다.
가격이 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제법 큰 사이즈의 박스는 앞으로 몇 시간은 즐거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박스에는 제품의 기믹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사진만으로 만족할 것 같으면 제품을 살 이유가 없지!!
레고를 조립할 때 언제나 신세 지는 책상을 가득 채우는 부품들.
2번과 3번 부품은 두 개의 봉지에 따로 담겨있는데, 그래도 생각만큼 많은 느낌은 아니긴 하다.
아무래도 큼직한 부품들이 많아서 가격이 올라간 듯?
기본적으로 베스파의 예쁜 하늘색 부품들이 눈길을 끌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퀴의 휠 부품.
레고 부품은 한 부품에 한 가지 색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흰색과 회색으로 나눠졌지만 한 부품이다.
베스파 만의 서비스인가??!!
(부품 판매 사이트를 검색해봤는데, 맞다. 적어도 지금은 베스파를 구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부품이다!!)
설명서에는 베스파 125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는데...
사실 나는 오토바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잘 알려고 하는 의지도 없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소소하게 추가되는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다.
설명서대로 봉지를 번호 순서대로 열어가면서 만들면 되는데,
부품을 찾기도 수월하고 한 번에 다 만들지 않더라도 부담이 적은 방식이다.
그럼 1번 봉지부터 시~~ 작!!
이리저리 조립하고 깔끔하게 완성된 1번 봉지의 부품과 벌크들.
바로 2번 봉지를 열고 시작.
2번은 봉지가 2개인 것을 잠시 잊고는, 부품이 누락되었다는 착각을 잠시 해서 시간이 더 걸렸다...;;;
좌석과 관련된 부위를 완성.
역시 몇 개 안 남은 벌크들.
생각 없이 조립만 하면 된다는 것이 레고 기성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레고가 프라모델에 비해서 상대적 우위인 부분 중 하나는 프라모델처럼 부품을 다듬을 필요가 없이 조립만 즐기면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적 우위를 느끼려면 마음에 드는 기성 제품을 사면 된다.
3번 봉지부터 오토바이의 앞부분이 완성되어 가기 시작한다.
남는 부품은 여전히 거의 없는 편.
4번 봉지를 완성하면 베스파의 특징적인 앞부분과 뒷부분의 라인이 완성된다.
오토바이에 문외한이라서 명칭은 모르는데, 저 뒷부분의 계란을 반으로 자른 듯한 형상이 엄청 매력적이다.
5번 봉지를 완성하면 오토바이 본체는 모두 완성!!
6번은 소품들을 만드는 부품들만 있다.
그렇게 6번까지 모두 완성하고 난 후에 남은 벌크들.
앞부분에 비해서 벌크가 꽤 많이 남았는데, 이 벌크들은 언젠가 다른 창작에 사용되겠지...ㅎㅎ
조립을 모두 완료하고 남은 부품들.
각 봉지마다 남은 부품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았는데 다 모아놓으니까 양이 적지는 않은 듯.
이제 완성 사진을 볼 차례다.
베스파와 액세서리까지 모두 배치한 풀샷.
레고 미피용 베스파가 있어서 함께 사진을 찍어봤다.
미피용 베스파가 에메랄드 색인 것과는 달리 이번 베스파는 파스텔 톤의 하늘색으로 차분하면서도 예쁘다.
10298은 사이즈가 제법 큰 편인데, 박스 뒷면에 표기된 길이는 350mm로,
실제 베스파의 길이인 1,950mm로 계산해보면 약 1/5.5 스케일로 추정된다.
피규어계에서 큰 사이즈로 알려진 핫토이 피규어를 태워도 레고 베스파가 살짝 더 큰 사이즈.
일단 내가 가진 것들 중에서 사이즈로 어울릴 만한 것은 ARF-03 뿐인 듯?
하지만 그 녀석을 꺼내서 함께 사진을 찍을 정도로 부지런하진 않으니 그냥 패스 하자.
조립시간은 오전 10시 반 조금 전에 시작해서 1시가 조금 넘어서 끝났으니, 대략 3시간이 안 걸렸다.
중간에 부품이 누락되었다고 착각하지 않았다면 2시간 반 정도에 조립을 모두 마칠 수 있었을 것 같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만큼 너무 길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은, 집중하기 좋은 정도의 조립 시간이지 않나 싶다.
박스에 담겨있는 꽃다발은 사이즈를 고려해서인지 익숙하게 보았던 레고 꽃들보다 좀 더 크다.
사진에는 없지만 연결 부품을 이용해서 꽃다발은 박스에 잘 고정되어 있다.
오토바이 뒤편에 스터드로 연결되기 때문에 박스의 고정성도 나쁘지 않고 분리가 어렵지도 않다.
짐 싣는 칸의 디테일이나 형상도 잘 구현되어 있고, 조립 방식도 재미있어서 나중에 써먹어 보고 싶다.
오토바이라면 헬멧은 필수!!
커다란 바람막이 안경이 좀 부담스럽지만... 턱끈까지 움직일 수 있는, 나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헬멧이다.^^;;
앞바퀴의 완충 장치도 놓치지 않고 표현해준 섬세함.
레고 제품은 곳곳에 숨어있는 이런 표현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제품에 따라서는 조립하고 나면 안 보여서 굳이 이런 것까지 구현했나 싶은 경우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역시 레고는 감상보다는 조립하는 재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토바이를 세워놓는 받침대도 튼튼하게 구현되어 있고,
배기구도 깨알같이 재현되어 있다.^^
엔진과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저 레버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한참을 검색했는데... 시동을 걸기 위한 킥 스타터였다!!
이런 평범하지만 섬세한 재현 포인트가 레고 제품의 매력을 한층 상승시킨다.
엔진 쪽 커버를 떼어내고 엔진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0'
엔진의 바깥쪽에 결합되는 디스크에는 팬이 프린팅 되어 있어서 엔진의 느낌을 확실히 전달해주고 있다.
섬세하게 재현한 각 부분도 좋지만, 역시나 전체적인 라인이 너무나 예쁜 베스파.
실제 모델도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레고로 재현된 것도 그에 못지않게 예쁘다.
동봉되어 있는 액세서리까지 배치하니 베스파의 매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는 듯.
헬멧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레고라는 관점에서 보면 저건 또 저거대로 귀여운 맛이 있기도...ㅎㅎ
큰 사이즈지만 전체적으로 결합은 튼튼한 편.
그냥 전시하기에는 문제없지만 만약 조금 거칠게(?) 가지고 논다면 아쉽게 느껴질 포인트가 있긴 하다.
레고 하는 분들 중에는 그런 부분을 개수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여기까지.
일단 파스텔 톤의 하늘색 부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기믹을 작동시키고 하는 것에 부담은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저렇게 헬멧도 손잡이에 걸어서 디스플레이할 수 있고 말이야.
비슷한 듯 다른 각도의 사진을 계속 찍었는데, 그만큼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구도와 사진.
기다렸어요, 어서 올라타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이래서 애마라고 표현하는 건가...^^;
소품을 포커스로 잡아도 꽤 멋진 느낌이 나온다.
꽃도 단순하지 않고, 베스파의 짐 싣는 곳의 형상도 심심하지 않아서 어느 쪽에서 봐도 그저 예쁘다.
베스파의 외형에 대한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고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는 시트가 얹혀있는 부분과, 그 옆에 있는 엔진 커버.
레고에서 저렇게 미려한 곡선 형태를 만들어낸 설계에 감탄을 넘어서 감동까지 해버렸다.
일상에 지쳐서 계속 침채 해 가던 중이었는데, 때마침 적절한 타이밍에 제대로 힐링 타임을 가졌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이 제품에만 빠져있다 현실로 돌아오니 기운도 좀 나고 하는 듯.
...
아무래도 다음번의 힐링을 위해서 이 제품을 하나 더 사야겠...-ㅂ-;;;
아... 아닙니다, 마나님.
지금 있는 것들 정리부터 해야죠,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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