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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MOC] 마크로스 VF-1J 발키리

☜피터팬☞ 2023. 1. 1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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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로봇을 좋아했지만, 변신 로봇은 안 좋아했다.

어린 시절 내가 만져본 변신 로봇들은 변신을 위해서 프로포션이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관절 가동이나 내구성도 변신을 위해 희생된 경우가 많아서,

기본적으로 멋진 자세를 잡으면서 마음껏 놀고 싶던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박스 아트의 멋진 모습과 자세를 기대하며 실물을 꺼내보고는 곧 상처받던 순진했던 시절의 나...ㅠㅜ)

건담 시리즈에서도 진주인공 격인 제타 건담 대신 건담 마크 2를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이런 내 취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제타는 변신 기믹 때문에 내구성 등이 좋지 않았지만 마크 2는 쓸데없는(?) 기믹없이 심지어 외모마저 탄탄했기 때문이다.

(퍼스트 건담은 변신은 없지만, 코어 파이터 때문에 비슷한 결과로 나타났다. ㅋ)

변신 로봇은 프로포션도 가동도, 내구성도 엉망이라는 내 선입견을 바꾼 것은 또봇(아니 카봇?) 이후였고,

우리 아이는 또봇(카봇인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내 수집 범위에 들어오지 못했다...;;

더구나 슈퍼 로봇보다는 리얼 로봇계를 좋아하는 내 취향은 변신 로봇과 영원히 좁힐 수 없는 거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런 내 기준을 묘하게 벗어나는 로봇이 있었으니, 바로 마크로스에 나오는 발키리들이었다.-ㅂ-;

마크로스의 발키리는 변신 전후의 프로포션이 충분히 납득이 되는, 기체 설정이 탄탄한 리얼 로봇계였던 것.

변신 로봇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만큼은 어떤 식으로든 한 번은 만져보고 싶었는데...

 

유튜버 Mishima Productions의 레고 발키리

프라모델로도, 완성품으로도 좀처럼 만날 수가 없었던 3단 변신 발키리를 레고로 만날 수 있었다!!

Mishima Productions라는 유튜버가 자신의 유튜브에 제작 방법을 친절하게 공개하고 있던 것.

이 정도의 크기라면 부품 구입도 생각보다 수월할 것 같고, 집에 있는 부품들 활용도 꽤 많이 가능할 터였다.

게다가 공개된 동영상 속의 모습으로는 일단 관절 강도도 나름 확보가 되는 듯??!!

 

필요한 부품들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 스튜디오를 이용해 따라 만들었다.

스튜디오에서 제작이 끝나면 부품 리스트를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부품을 확인하고, 없는 부품은 주문하면 되는 것.

부품 주문이 모두 끝나면 유튜브를 보고 따라 만들거나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것을 보고 따라 만들면 된다!!

 

생각보다 꽤 많은 부품을 집에 남아있던 벌크로 채울 수 있었던 덕분에 새로 구매해야 하는 부품이 많지는 않았다.

짜잔~!!

예상외로 너무나 수월하게 완성된 VF-1J 발키리 파이터 모드다.

 

애니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리얼한 비율은 아니지만, 허술해 보이거나 이상해 보이지 않는, 충분히 괜찮은 비율이다.

일단 레고 자체의 규격이 있기 때문에 크기를 키우지 않는 한 비율이 좀 무너지는 것은 감수해야 하는데

이번 발키리는 내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레고 로봇의 크기였고, 약간의 오버 프로포션이 귀여운 맛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뒤에서 보면 손이 툭 튀어나온 것이 조금 거슬릴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정도는 손을 떼어내는 것으로도 커버가 가능하다.

내 눈에는 앞, 옆, 뒤 모습 모두가 완벽하다고는 못 해도 꽤 만족스러운 모델이라는 것!! : )

 

가능한 범위 내에서 레고 특유의 스터드를 감추려는 설계도 이 모델에서 만족스러웠던 포인트 중에 하나다.

전체적으로 전투기의 느낌이 잘 살아있으면서 깔끔하다.

 

아래쪽에서 봐도 매우 깔끔한 모습.

보통 변신 로봇에서는 변신 기믹 때문에 변신 모드에서 필요한 부분을 안 보이는 쪽에 욱여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발키리는 어느 곳에서 봐도 나름 깔끔한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파이터 모드에서 거워크 모드로 넘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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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워크 모드!!

파이터 모드에서 팔의 위치를 보고 예측을 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모델은 기본적으로 팔이 좀 길다.

다리 길이가 많이 줄어드는 기믹도 없는 상태에서 팔과 다리가 나란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팔이 좀 길 수밖에 없다.

뭐, 프로포션이 살짝 무너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내 기준에서는 레고적 허용으로 충분히 괜찮다.

 

깔끔했던 파이터 모드처럼 거워크 모드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기는 하다.

 

다만 이 거워크 모드는 보면 볼수록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1차적인 문제는 변신을 위한 어깨 부분 회전 기믹의 강도가 예상보다 너무 약하다는 것... 쩝.

사진에서 보이는 파란색 부품이 회전부를 꽉 잡아줘야 하는데, 저런 식으로 처지다 보니까 안 그래도 긴 팔이 더 길게 보인다.

 

2차적인 문제는 무릎 관절이다.-ㅅ-;

저런 구조의 무릎은, 레고로 저런 구조를 만든 사람들은 대충 아는 것 같은데, 복불복이 좀 있다...;;

뭐냐면 똑같은 부품을 사용하는데도 동일한 관절 강도를 얻지 못한 다는 것.

안타깝게도 내가 만든 무릎 관절의 강도는 매우 약했고, 그래서 원래 거워크의 역관절 방식으로 자세를 잡을 수가 없었다.

 

원래라면 이런 독특한 느낌의 거워크 모드가 나왔어야 하지만...

내가 자세를 못 잡는 것은 둘째치고 자세를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ㅅ-;;

 

이때부터 살짝 마음이 상하긴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배트로이드 모드까지 안 갈 수는 없지.

이리저리 펼치고 접고 하면서 배트로이드 모드로 변신시켜 보자.

마크로스 발키리가 원래부터 그리 단순한 방식으로 변신하는 로봇은 아니기 때문에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다.

그래도 두세 번 변신시켜 보면 요령은 금방 익힐 수 있다.

 

머리의 안테나는 잘 만지면 분리 안 하고도 변신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변신 과정에서 자꾸 떨어져서 나는 그냥 아예 빼놓았다가 머리를 꺼낸 후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변신시켰다.

 

드디어 배트로이드 모드다!!

팔이 길어 보이는 것은 거워크 모드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인간형이라 그냥 세워두어도 어색하게 보이진 않는다.

 

옆에서 본 모습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편.

그런데 옆에서 보니까 긴 팔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듯.^^;;

 

뒷모습도 깔끔하게 잘 디자인되었다.

미익은 변신시키는 과정에서 잘못 접었는데, 원래는 거워크 모드처럼 깔끔하게 안으로 접혀 들어간다.

 

자... 이제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리뷰에서는 가동성을 체크해 볼 차례인데...

 

어라...??

 

으잉????

 

......

그렇다... 이 녀석은 가동성 체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관절 강도가 약했던 것이다...-ㅅ-;;

 

거워크 모드일 때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했지만, 거워크 모드에서는 무릎 관절과 어깨 관절이 문제였다면,

배트로이드 모드일 때는 무릎 관절과 고관절이 문제가 된다...-_-;;

 

고관절의 가동을 위해 볼관절을 썼는데, 그 볼관절의 반대쪽 역시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된 부품이라...

어느 정도의 마찰력으로 버틸 수는 있지만 무언가 자세를 잡은 상태에서 전체적인 무게를 견디기에는 너무 약했다.-ㅅ-;

그게 아니라고 해도 관절에 사용된 볼부품이 받아야 하는 무게가 너무 커서 어차피 제대로 자세를 취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배트로이드 모드를 소개할 때 보여주었던 서있는 자세가 이번 발키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자세였던 것.

 

지금까지 레고 로봇을 만들면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 녀석은 선을 넘어버렸다.

 

안녕... 넌 내 로봇 세계에서 살아남기에 너무나 약해...

사천왕의 최약체보다 더 약하면 어쩌자는 거냐...

 

만드는 과정이 험난하진 않았지만, 리뷰를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험난했던 뒷이야기를 끝으로 발키리는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주저없이 발키리를 분해해서 부품통으로...

이번에 발키리 만들면서 부품을 전혀 안 산 것은 아니었던 터라, 부품 칸 중 몇 개는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_-;;

(그런데도 이상하게 내가 찾는 색의 부품은 없다는 신기한 사실!!)

흰색이 많이 남았으니 다음 번에는 흰색이 메인인 로봇을 한번 고민해봐야겠다.

 

...

역시 나는 변신 로봇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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