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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OL] Cute Head Brick 삼국지 조운 #6801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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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OL] Cute Head Brick 삼국지 조운 #68018

☜피터팬☞ 2023. 8. 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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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활동하는 레고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이번 모임 장소가 레고 창작을 하시는 레고은상님의 작업실이었는데,

그분이 디자인하시고 중국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오프 모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신 것.

덕분에 평소대로였으면 평생 경험하지 못했을 타입의 중국 레고 제품을 만들어보게 되었다.

(이 리뷰 마무리에 '이 리뷰는 소정의 지원을 받아서 작성한 리뷰입니다'라는 멘트를 넣어야 하는지 고민이...^^;;)

 

만들어볼 제품은 DECOOL에서 나온 삼국지의 조운!

머리를 크게 강조한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보통 레고에서는 BRICK 'H'EADZ라는 시리즈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Cute Head Brick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박스아트나 박스의 질은 좋은 편으로, 만화처럼 그려진 캐릭터 그림은 살짝 양각으로 되어 있다.

 

박스의 옆면에는 완성된 제품 사진과 제품 번호가 실려있다.

캐릭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과 베이스까지 있어서 완성된 볼륨은 작지 않을 듯.

 

반대쪽 측면은 각도만 달리 한 완성 사진.

 

뒷면에는 제품의 완성 사진과 전체 사이즈가 표시되어 있다.

레고사에서 나오는 보통의 브릭헤즈 제품보다는 확실히 큰 박스인데 허전하지 않게 잘 디자인한 듯.

 

박스를 열어보니 비닐봉지를 담고 있는 또 다른 종이 상자가 들어있다.

단순하지만 예상외로 고급스러운 구성이라는 느낌.

(그리고 그만큼 분리수거할 종이가 늘었다...)

 

비닐봉지 구성과 설명서.

봉투에는 레고 제품처럼 번호가 쓰여있진 않았지만, 부품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조립할 때 특별히 불편함은 없었다.

 

조립하기 전에 부품을 살짝 살펴봤는데, 스터드에 레고 마크가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레고와 비슷한 느낌이다.

부품의 색감이라던가 타일 부품의 면 상태 등도 딱히 태클을 걸 것은 없던 듯.

 

캐릭터의 소속 국가를 알려주는 촉나라 국기는 빤딱빤딱한 코팅된 종이로 되어 있다.

선물로 받았지만 중국 레고 카피 제품의 품질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지니고 있던 입장에서는 살짝 놀란 부분.

이거 내 예상보다 많이 고급스러운데?!

 

레고에서는 볼 수 없던 양면 스터드 플레이트!!

레고 창작을 할 때 중국산 부품과 레고 부품을 섞어 쓸 생각은 전혀 없는데... 솔직히 이 부품은 좀 많이 탐났다.^^;;

저 부품이 있다면 창작할 때 애매한 지점을 얼마나 많이 해결할 수 있을지. ㅋ

 

부품은 적당히 살펴봤으니 이제 설명서를 보고 조립을 해보자.

설명서의 구성은 레고 제품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화살표를 이용해서 제품의 조립 위치를 정해주고 있다.

화살표가 조립해야 하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고 조립 순서도 건너뛰는 부분 없이 자세하게 잘 나와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그동안 익숙했던 설명서 방식과 달라서 살짝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새로운 방식(?)의 설명서에 익숙해지는 동안 말의 몸통과 다리 부분 완성.

 

레고 제품이 주는 즐거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조립할 때의 손맛이 아니겠는가.

부드럽지만 튼튼하게 결합되는 그 느낌!! 여러 개의 브릭들이 빈틈없이 딱딱 아구가 맞게 올라가는 그 느낌!!

중국의 레고 카피 제품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불안감, 혹은 낮은 신뢰도는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의 다른 레고 카피 제품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DECOOL 브릭의 조립감은 내 예상을 한참 웃돌았다.

브릭끼리 결합될 때의 느낌도 그렇고 결합강도 등에서 레고의 브릭과 비교해서 특별히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물론 레고와 비교해 보면 완벽하게 동일한 조립감은 아니다.

 

DECOOL 브릭의 조립감은 레고보다 좀 더 빡빡한 느낌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이 좀 더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최근 레고 제품은 최근 이전에 비해서 좀 더 부드러워졌고, 이것은 저연령 층의 사용자들에게 조립과 분해를 쉽게 만들어줬다.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지만,

다만 로봇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특히 레고의 기본 조립법이 아닌 변칙적인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창작품을 가지고 노는 과정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부품끼리의 결합이 헐거워지고 분해되는 일을 경험하다 보니

가능하다면 본드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부품끼리 충분히 튼튼하게 결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이런 측면에서 레고보다 DECOOL의 결합력에 대해서 좋게 느껴지는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로봇을 만들어 봐야 명확해지는 것이고, 지금 계획으로는 DECOOL 브릭을 이용해서 로봇을 만들 예정은 없다.

(일단 레고와 DECOOL을 섞어 쓸 계획이 없는데, 이미 사 둔 레고 부품이 너무 많아서 그거 다 쓸 때까지는...^^;;)

아무튼 생각 외로 쾌적한 조립감을 경험하며 완성.

삼국지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촉의 오호대장군 중 하나인 상산의 조운 자룡이 그 귀여운(?) 자태를 드러냈다.

 

혹시나 누락 부품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누락 부품은 없었고, 레고처럼 작은 부품이 벌크로 남았다.

그런데 2x4 플레이트 벌크는 좀 의외라서 혹시 조립을 잘못한 것인가 설명서를 다시 한번 뒤적여봤다는...^^;;

 

앞서 말한 것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조립감과 더불어 조립된 브릭의 정렬도 나름 잘 되어 있고, 색상도 괜찮은 것에

빳빳한 재질의 깃발과 스티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프린팅 된 부품들까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다만 박스에서는 투구 색상이 메탈릭처럼 보였으나 실제 부품은 짙은 회색인 것이 조금 아쉬운 정도?

금속 느낌의 색상이 크롬 색상처럼 매우 반짝이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부품들과 잘 어울리는 수준은 된다.

 

장식용으로 설계된 제품인 만큼 가동 포인트는 거의 없지만, 깃대는 볼 부품으로 연결되어서 나름의 가동이 되고,

캐릭터의 머리와 몸통에 회전 플레이트를 적용해서 머리가 좌우로 돌아가는 정도의 움직임만 가능하다.

아, 그러고 보니 별도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말은 입을 여닫을 수 있다.

 

이 제품이 내게 재미있는 지점은, 그냥 캐릭터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흥미로 산 것이 아니라 디자인한 분께 받은 제품이라는 것.

 

아마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이 제품을 발견했다면, 이 제품을 디자인한 분이 우리나라 분이라는 걸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분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중국에서 국내 창작가들의 작품이 무단으로 복제되는 일이 종종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라리 이렇게 중국 제품으로 창작품을 내놓는 것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셨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의 경우 중국 업체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해 온 후에 설계를 진행한 것이어서 살짝 순서는 다르기는 하지만,

실제로 중국의 디자인 카피로 인해서 창작가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자신의 작품이 판매되는 상황이 발생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방향 전환이 놀랍거나 충격적인 일은 아니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적극 검토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레고 브릭 모양에 대한 복사 문제는 특허나 저작권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

브릭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브릭을 이용해서 무엇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

레고의 가치는 브릭의 품질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브릭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조형물의 완성도 때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

레고 제품 이상의 완성도를 가지는 개인 창작가의 작품이 창작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 업체의 이익이 되는 것은 명백한 도둑질이다.

 

창작품의 제품화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작품에 대한 의미 부여, 경제적 이득 등 창작가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DECOOL 정도의 품질로 다른 창작품이 나온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면이 있겠다 싶었다.

레고가 내주지 않는 주제와 더불어 더 복잡하고 정교한 작품을 심지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적으로 레고의 가치는 브릭의 품질보다 어떤 것을 만들어내느냐에 있다고 보는 만큼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즐기던 작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심지어 더 저렴한 가격으로!!)는 소비자에게 매우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중국 제품으로 나왔다고 해서 이 제품에 대한 무단 복제를 안심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것.^^;;

예전에 프라모델 쪽에서 레진 제품에 대한 중국의 복제 이슈가 있었는데, 레고 창작물도 비슷한 이슈가 나오는 것이 씁쓸하다.

 

기대 이상의 브릭 품질.

그리고 2% 부족한 품질의 아쉬움은 저 멀리로 날려버리는 멋진 디자인.

여우의 포도처럼 영원히 신맛(?)일 것만 같았던 DECOOL 제품을 경험한 결과는 대만족.

 

사실 그동안 레고에서 정식으로 출시한 제품을 그대로 복제한 중국 제품은 당연히 배제 대상이었지만,

레고 제품과는 다른 독립적인 창작 브릭 제품들도 브릭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에 특별히 살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기회에 이렇게 멋진 제품을 접하면서 중국 브릭 품질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고,

창작품을 통한 경제적 이득 창출과 무단으로 창작품을 복제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레고 제품은 분명히 좋지만, 높은 가격과 어딘가 살짝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중국 브릭 품질이 좋아지고, 숨어있는 창작가들의 작품이 정상적으로 많이 출시된다면 이 분야에서 긍정적인 경쟁이 가능하지 않을까?

...

물론 언제나 세상은 내가 희망하는 것과는 다르게 움직이긴 하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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