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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센스여, 우리를 어디로 이끄시나이까.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애드센스여, 우리를 어디로 이끄시나이까.

☜피터팬☞ 2023. 11. 1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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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니 어느 순간부터 Tistory 블로그에서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애드센스는 구글의 웹광고 서비스로, 블로그의 일정 공간을 빌려서 광고를 내보내고, 광고 효과(누군가 광고를 클릭한다던지)에 따라 블로그 관리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는 서비스다.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유튜브지만, 영상물을 다뤄야 하는 유튜브에 비해 블로그는 글과 사진이 메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게다가 Tistory는 블로그 자체 기능으로 구글 애드센스 승인이 났을 때 블로그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Tistory를 이용하고, 또 애드센스 광고를 붙이는 상황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직접 통계를 내 본 적은 없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부가적인 수입 방법으로 블로그를 이용한다는 신문 기사도 있고,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사람들이 많이 찾는 블로그를 만드는 법부터 수익 창출을 위한 광고 배치 전략 등)을 소개한 포스팅부터 심지어 책까지 출판되는 걸 보면 확실히 어느 정도 블로그를 이용한 광고 시장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블로그 활동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최초의 모델은 아마도 파워 블로거들의 협찬 방식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런 방식은 나름의 여론 형성 능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파워 블로거에게 기업에서 소정의 사례를 하고 해당 기업의 상품을 리뷰해 주는 형태였다. 나는 파워 블로거였던 적이 없기 때문에(...) 사례의 대가로 해당 포스팅 내용에 어떤 식의 조건이 붙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이해당사자와 직접적으로 얽힌 형태였기 때문에 리뷰하는 상품에 뚜렷한 단점이 있다고 해도 대놓고 비판을 할 수가 없는 등 객관적인 접근은 어려운 지점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로 인해서 제품 리뷰 형태의 블로그 글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도 발생했고, 결국에는 리뷰하는 제품을 협찬받거나 관련해서 소정의 사례를 받은 경우 반드시 그 내용을 본문에 표현해야 하는 방식이 정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파워블로그 모델의 경우 수익을 얻으려면 우선 어느 정도 유명한 블로거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애드센스의 경우 어느 정도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최근에는 '애드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전보다 신청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워 블로거가 되는 것보다는 여전히 훨씬 더 쉽지 않을까 한다(나 같은 경우에는 애드센스 초창기에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신청하고 승인되었던 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 수익 모델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기도 하다). 게다가 애드센스는, 광고를 내는 당사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애드센스에 등장하는 제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포스팅을 작성해야 하는 일 같은 건 없다. 웹광고의 내용과 포스팅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애드센스의 정책(클릭 유도 금지, 불법적인 내용 다루지 않기 등)을 지키는 것을 제외하고 애드센스가 블로그 활동에 직접적인 제약을 주지 않는다.

어느 정도 유명세가 필요하고 광고주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파워 블로그 방식에 비해서, 애드센스는 훨씬 쉽고 자유롭게, 그저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애드센스 모델이 훨씬 장점이 많은 것으로 느껴진다(내가 파워 블로거가 아니라서 편협하게 보는 걸까? ㅋ).

 

게다가 애드센스는 단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만 좋은 모델이 아니다.

사실 애드센스는 굳이 Tistory가 아니어도 소스 코드를 받아서 웹 페이지에 삽입하는 것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세상에는 웹 페이지를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사람보다 수정하기 어려운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 그런데 Tistory는 애드센스를 기본 서비스 중에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이 세상에 제공되는 수많은 블로그들 중에 어떤 블로그는 수익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블로그는 그렇지 않다면 굳이 수익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로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물론 순서상 구글 애드센스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에야 애드센스 광고를 개시할 수 있지만, 어쨌든 수익 서비스는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결국 Tistory는 이용자들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미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유입으로 인해 많아지고 다양해진 이용자들은 Tistory에 다양한 정보를 올리게 되고, 더 많아지고 다양해진 정보는 다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Tistory를 방문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애드센스의 노출은 늘어나고, 구글의 광고 효과는 더욱 좋아지고.

기업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용자는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우왕 굿. ㅋ

 

하지만, 애드센스가 만들어내고 있는 실제 상황은 내가 앞서 이야기한 아름다운 순환만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Tistory가 충분히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애드센스 서비스를 추진했다고 믿지만, 선한 의지와는 별개로 애드센스는 확실한 부작용(side effect)을 발생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 부작용은 내가 앞서 이야기한 순환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간과한 지점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그것은 '수익 발생'이라는 마력은 너무나 강력해서 종종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애드센스는 블로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수적인 수익을 발생시키는' 목적을 바탕으로 시작했지만, 반대로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부수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는' 상황 역시 유도하고 있다는 것.

 

앞서 애드센스의 신청 자체는 파워블로그처럼 유명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최종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해야 한다. 결국 파워블로그와 순서만 다를 뿐 애드센스도 마찬가지로 블로그의 방문자 수가 수익과 연결되는 구조인 이상, 블로그에 다수의 사람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방향을 생각해 보면, 창의적이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늘리는 것으로 블로그 방문자를 끌어들이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세상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바람직한 방법은 쉽고 간단한 방법과는 거리가 있다.^^;;

유튜브에 비해 블로그 포스팅이 상대적으로 쉽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시글을 쓰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우선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은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설령 좋은 포스팅을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그 포스팅이 반드시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애정을 갖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안타깝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닌 반면, 블로그 활동 자체가 주목적이 아니라 수익 발생이 주목적인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접근법은 가성비가 나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바(광고 수익)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수익 발생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 포인트는 즐거운 블로그 생활이나 좋은 포스팅이 아니라, 어쨌든 사람들을 블로그로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다. 현재 수익 창출을 우선적으로 원하는 블로거들이 방문자를 쉽게 확실하게 늘릴 수 있도록 선택한 주요 수단은 '댓글'로 보인다.

 

하루에 수십,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경우라면 곤란하겠지만, 평범한 블로그의 경우라면 (최소한 상호정신에 입각하여) 댓글을 달아준 상대의 블로그에 한 번쯤은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가 올린 포스팅에 달린 댓글을 통해 받은 관심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내가 가진 관심사에 흥미를 표한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댓글을 통한 방문에 깔린 기본 심리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받은 관심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단순히 인터넷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 다른 존재와 사회를 구성하며 습득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댓글'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포스팅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자, 상대방과의 교류고, 더불어서 내 블로그의 존재를 알리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즉, 댓글은 인터넷 세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소통의 도구이자 홍보의 수단이다.

하지만 수익을 우선하는 블로거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소통이 아니라 홍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댓글을 통해 본인 블로그의 존재를 알리고 방문자를 확보하여 애드센스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포스팅에 어떤 방식의 댓글을 남기느냐는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포스팅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감상을 남기기보다는, 어느 포스팅에나 어울릴 법한 간단하면서 보편적인 댓글을 남기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훨씬 좋을 수밖에 없다.

소통의 목적을 제거하고 홍보를 통한 애드센스 이익만을 추구하는 댓글을 남기는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의 포스팅 내용 또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공들여서 작성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적당히 관심 있을 내용,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문제 삼지 않을 만한 내용을 어디선가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유튜브에서 양산된다는 사이버 렉카 문제와 비슷하게 블로그에도 수익만을 위해 운영되는 블로그가 많아질수록 다양한 관점의 글들이 서로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본 듯한 비슷한 글들이 넘쳐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수익을 주된 목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블로그의 전체적인 정보의 질은 떨어지고,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은 의미 없는 댓글에 지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다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도 이러한 흐름이 블로그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리지는 못할 것 같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컨텐츠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댓글이 늘어나는 것이 분명 유쾌하지는 않지만, 블로그를 접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쨌든 방문자는 늘어났고, 댓글도 많아졌고... 무엇보다 해당 댓글이 과연 단순히 홍보를 위한 댓글인지 개인이 판단하기는 일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물론 무언가 유쾌한 느낌은 아닐 듯). 또한, 블로그를 서비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유입되는 사람들의 수만큼 양질의 컨텐츠가 늘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지속적인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는 못해도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수익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수익만을 위해서 블로그를 대충 운영한다고 할 수도 없고, 그 와중에 양질의 블로그가 탄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또한 블로그를 서비스하는 기업 역시 양질의 컨텐츠가 고만고만한 컨텐츠들 사이에서 완전히 묻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좋은 블로그 컨텐츠를 직접 선별하여 홍보하고 있다. 결국 블로거나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수익 추구만을 위한 블로거들이 늘어나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블로그 문화나 서비스의 취지를 심각하게 헤친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쩌면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보이는 이런 흐름이 블로그를 완전히 망가뜨린다는 결론과는 확실히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앞의 두 입장과는 다르게 구글 애드센스는 이 블로거들의 존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선순환이 이루어지든, 악순환이 이루어지든 어쨌든 구글 애드센스는 상황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이 문제는 구글 애드센스에서 시작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문제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구글 애드센스다. 개인적으로 불만인 지점이 바로 여기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까지 심각한 문제는 없지만 만약 이런 식의 블로거들이 어떤 식으로든 전반적인 블로그 문화에 문제가 될 경우, 문제를 가장 수수방관할 수 있는 존재가 문제에 대해 가장 밀접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어떤 문제에 있어서 가장 책임이 있고, 그만큼 큰 힘을 가졌고, 그래서 가장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그리고 필요!!)를 가지지 않아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 이런 시스템이 불편한 것은 아무래도 내가 좀 삐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ㅋ

 

나는 유명 블로거도 아니고, 블로그 활동을 엄청 활발하게 하는 편도 아니지만, 그럭저럭 20년이 넘게 블로그를 해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과거에 특별히 느끼지 못했던 블로그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걸 느끼는 중이다. 나는 그런 블로그 활동들이 혹시 과거와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블로거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는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애당초 블로그를 비롯한 어떤 활동을 시작하는 동기가 하나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어떤 시작은 순수하고, 어떤 시작은 그렇지 않다는 판단 또한 가당치 않다. 어쩌면 나는 최근에 인식하기 시작한 어떤 블로그 문화의 흐름을 오해하거나 곡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거칠게 말해, 애드센스로부터 촉발되었다고 보이는 어떤 흐름이 꼴 보기 싫어서 하는 말이다.

다만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그런 흐름을 유발한 문제의 책임을 블로거 개개인에게 지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 이 글의 내용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도달한 결론은 결국 우리 모두는 거대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조건 속에서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면, 물론 기본적으로 그 노력에는 개개인의 노력과 선한 의지가 필요하지만, 그 방향은 개개인을 향하기보다는 거대한 시스템을 향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야기하고, 고민해야 할 지점은 아득히 멀고 험난하다. 그게 내가 언제나 주저하고 쉽게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포기해 버린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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