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중학생 시절 미술 시간에 미술 선생님 눈에 띄어 학교 대표로 사생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잠깐 딴소리를 먼저 하자면, 나말고 사생대회를 준비하던 다른 친구들도 더 있었는데, 그 중에 미대를 가지 않은 혹은 못한 친구는 내가 유일하다. 그것과 관련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더 있지만... 아무튼. 당시 사생 대회에 나갈 준비를 하던 나를 꾸준히 지켜보시던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에게 내가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꽤 시간이 지난 후인데, 지금와서 보자면, 선생님은 나를 꽤 정확하게 파악하신 거였다. 그림에서 디테일은 마무리 단계이다. 전체 구도를 잡고, 큰 덩어리를 정리하다 마지막에 들어가는 것이 디테일이다. 전체적인 구성과 이야기를 세운 후에 그 구성에 맞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한국에 경제적 전쟁을 선포했다. 대외적으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하고 있지만,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 식민 지배로 피해를 받은 민간인의 배상이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린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행정부의 태도를 두고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하다가, 북한에 전략물자가 유출될 가능성으로 이유를 바꿔버렸지만 둘 다 말이 안 되는 건 매한가지다. 헌법을 통해 3권분립이 보장된 나라에서 행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에 사법부의 판단을 행정부에게 무시하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며, 정치적 이유로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일본이 주장하는 자유무역 논리와도 어긋난다. 그리고 전략물자 유출 가능성의 부분..
나는 '나 자신'이 궁금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또는 싫어하는지, 당황하는 상황은 어떤 경우고 즐기는 상황은 어떤 경우인지. 나는 '나'와 평생동안 1분 1초, 단 한순간도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나는 계속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아, 내가 이렇구나 하는 하나의 경험을 얻고 나면, 음, 나는 저렇구나 하는 반대의 경험이 생기곤 했다. 특히 어릴 때 그런 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추구하는 '나의 모습'과 실제 '나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어쩌면 어릴 때에는 내 자신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서 이상과 실제의 간극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40이 넘어서야 그 간극을..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 "Back to the Future"에 등장했던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어제 나는 이 드로리안을 중고 자동차 매매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야 말았다. 내 또래의 아재들이 어린 시절에, 그리고 더러는 지금도 열광하는 영화 "Back to the Future"를 정작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SF를 싫어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해저 2만리"라던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같은 SF적 요소가 짙은 이야기를 좋아했음에도 이 영화는 어째 나와 인연이 없었다. 아마 TV에서도 몇번 방영을 했을텐데도 못 봤다. 아니 안 본 건가? 어쨌든 이 영화는 나랑 접점이 없다. 그런데 드로리안이라니.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차는 드로리안이 아닐 수가 없다. 어제 중고차를 한 대 구입했다.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