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사람들이 쉽게 편견에 사로잡혀 바라보는 취미 생활을 즐긴다. 사람들이 편견을 갖기 때문에 즐기는게 아니라 즐기다 보니 내 취미가 그렇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나이에 있으면서도 여적 그런 걸 즐긴다고 하면 아마 십중팔구는 나를 오덕후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약간 고깝게 말하자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몇몇 단편적인 사실 혹은 현상을 보고는 오덕이라고 하는 것이나 넷상에서 별다른 근거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과 다르다고 무조건 빨갱이 딱지 붙이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자. 혹시라도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있었던 사람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봐라. 과연 오덕의 정의가 무엇인지. 특정 취미 생활 즐기면 오덕인지. 무상급식 주장하면 좌파빨갱인지. 둘 다 그렇다고 인정하면..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 위해 문을 연다. 밖에 나가서야 담배가 점퍼가 아닌 웃옷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점퍼 지퍼를 닫은 걸 후회한다. 담배를 한 대 물고서 하늘을 보니 캄캄한 밤에 달 하나만 덩그마니 놓여있다는 걸 안다. 아직 이른 밤이라서 일까. 왜 하늘엔 별 하나 없이 달만 보일까. 그것도 달빛조차 보이지않아 초라해 보이기까지한 달만. 많은 친구들이 온 것은 아니었다. 연중 행사 중에 하나로 언제나 그래왔듯 만난 대학 동기녀석들. 언젠가부터 대학 동기 모임에는 곧 결혼할 여자친구나 동기들 사이에서 익숙한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이 당연해져 버렸다. 오늘은 세 커플. 그 중 한 커플은 내년에 결혼한다고 동기 모임을 통해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을 축하했다. 내 친구와 그의 아내가 ..
최근까지 나는 일본 괴담 작가인 쿄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그 탄력을 받아서 리차드 매이슨의 '나는 전설이다'에 접근했지만, 생각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책 후반의 단편을 스킵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집어들었는데... 아직 그다지 큰 흡입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뜻뜨미지근한 상태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부메의 여름'이 가진 분위기에 너무 심취해있었던 것 같다. 그 책의 경우 불가해한 일들을 현상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는 추리 소설 형식의 책이었는데,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리차드 매이슨의 생각보다 가벼운 공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몇가지가 순식간에 떠오른다. 꿈을 이루는 것도 어렵고,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고, 하여간에 어려운 것은 엄청나게 많지만, 그 어려운 것들 중에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맺어가는 '관계'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관계'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나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힘든 것들에 비해서 내가 노력해야할 몫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 '관계'라는 것은 나의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잘한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좋아지거나 원만해 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중요한 원칙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