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즐거움과 강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취미 생활.앞으로 남은 작업량을 생각하다보면 어느 순간 짜증섞인 반응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그래서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는 일도 있는데... 그냥 꾸역꾸역 하다보면 어느 순간 다음 킷의 박스를 열고 있는 내가 있다.그게 또 재미이기도 하다.그 넘어가는 순간의 기분이라는 것이 또 있단 말이지. ㅋ
10대의 난 20살까지만 살고 싶었고,20대의 난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했다.30대가 되면서 난 내가 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으며,40대가 되자 난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할 길이 까마득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세계가 좁아지면서 넓어진다.내가 접하는 세계는 어릴적보다 좁아졌는데,그 좁은 세계는 내가 어릴 때 생각하던 세계보다 더 넓은 세계였다.나는 세계의 겉만 보다가 본질을 보지 못했고,속으로 한걸음 들어가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큰 의미가 들어있었다. 산다는 것은, 경험이 늘고 세계가 확장되는 것은, 그렇게 내가 얼마나 작고 부족한 것이 많은지 깨닫는 과정같다.
스케치북을 사러 별이와 엄마, 그리고 나까지 온 가족이 전기 마트를 방문했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그냥 무난한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트를 나갈 때까지 별다른 특징없는, 그래서 어쩌면 그냥 묻혀지고 기억할 것 없는 그냥 평범한 하루가 될 뻔 했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별이는 (아마 여느 아이가 다 그렇겠지만) 마트에 가서 자신이 살 것만 딱 사고 나오는 그런 아이는 아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이거 사자요"하고 물건을 집어드는 타입이다. 그렇게 집어든 물건이 원래 사려고 했던 물건이었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마나님과 나에게 그런 행동에 익숙해져있는 상태이고, 그런 때마다 우리는 이렇게 반응해왔..
퇴근 후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있었다. 한율이 엄마는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가있었고, 한율이는 내가 어서 밥을 먹고 자기와 놀아주기를 기다리며 나와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우리 하늘 나라에 가서 같이 살아요." "그래, 우리 하늘 나라에서 같이 살자." 한율이가 맥락없이 던지는 말들로 이루어지는 대화 속에서 불쑥 '하늘나라' 이야기가 나왔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한율이 이모부를 보냈던 지라 한율이가 '하늘 나라'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이상하진 않았다. 사고 이후에 한율이가 가끔 이모부와 하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저 말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한율이는 잠시 후에 진심을 이야기해줬다. "그런데 나 하늘 나라 가고 싶지 않은데..." 목소리가 뭔가 서글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