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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쫄지마!! 씨바!! - 나는 꼼수다 시립대 공연에 부치는 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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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쫄지마!! 씨바!! - 나는 꼼수다 시립대 공연에 부치는 글

☜피터팬☞ 2011. 12. 2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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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김어준 총수의 "닥치고 정치"이고, 나꼼수 공연 후기인 만큼 김어준의 편안한 어체를 빌려쓰자.
 하지만 형식만 빌려올 뿐 김어준 어체랑 같지는 않아. 난 김어준이 아니니까.ㅋㅋㅋ

 월요일 오후 4시였어. 예스 24에서 4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고 해서 아침부터 접속해서 준비하고 있었지. 한참 일을 하다가 4시가 된 걸 봤어. 윈도우 하단의 시계가 "오후 4:00"인 걸 보자마자 바로 아까 창으로 들어가서 접속을 했지. 그런데 이게 뭐야, 씨바!! 좌석이 50석 정도 밖에 안 남은 거야. 전체 예매가 1400석인데. 좋은 자리는 다 예매가 끝났어. 그래도 어떻게 보고 싶은데. 그래서 아무 좌석이나 찍어서 예매하려고 했지. 근데 찍는 좌석마다 결제 진행중이래.ㅋㅋㅋㅋ 어?어?만 외치고 좌석 몇개 찍다가 새로고침하니까 예매 종료더라. 내가 4시 5분에만 들어갔어도 억울하지 않아, 씨바. 4시에 들어갔는데도 예매 실패라니... 여의도 공연 야근하느라 놓치고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데. 게다가 모교에서 하는 공연인데!! 졸라 허탈했지. 그런데 대학원 후배가 학교에서 배포하는 좌석을 구해준다더라고. 내가 평생 예뻐해주기로 했어.ㅋㅋㅋ. 그런데 공연가서 보니까 정봉주 팬클럽과 주진우 팬클럽에서 엄청 많이 왔더라고. 그것도 공연 두번 이상 본 사람도 졸라 많아. 에이 씨바. 좋은 공연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 위해서 양보 좀 해주면 안 되나? 뭐, 나도 학생들 용으로 나온 걸로 본 거긴 하지만, 난 첨이잖아.


 여튼 공연 보러 갔는데 이것저것 뭔가 팔더라고. 딱히 살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나름 기념이잖아. 그리고 김어준 총수도 좋아하는데 인세라도 벌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샀어. 책. 닥치고 정치. 이건 나중에 다 읽고 리뷰써야지.ㅋㅋ
 공연 시작 전에 책 좀 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공연 시작하더라고. 밴드 둘이 나와서 노래하더라고. 역시 나는 언더 취향인가봐. 찾아서 듣는 편은 아니지만 우연히 듣는 노래들 중 훨씬 호감이 가는 건 이런 쪽이야. 공연에 밴드는 셋이 나왔는데, 첫 번째로 유기농 펑키포크가 나왔어. 엄마말이라고 엄청 재미있는 노래가 있어. 이 공연말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어디서 들었는 지를 모르겠네. 나꼼수 방송에서 들었나? ㅋㅋ 암트 이 노래 가수가 누군지도 알았고. 좋아서 하는 밴드. 오, 정말 좋아서 하는 사람들 같더라고. 앨범 구매 예약들어간다. 그리고 중간에 나왔던 카피머신. 싱어가 친근하게 생겨서 좋더라고.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좋아서 밴드 사고 여유생기면 이것도 구매. 밴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공연 이야기하자.



 공연 시작하니까 먼저 기획회의 보여주더라. 이게 또 재미더만. 어찌나 깨알같이 웃겨주던지. 그리고 영상이 끝나니까, 나꼼수 들을 때 중간중간 나오는 로고송을 부른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하더라고. 그러면서 김용민 교수가 짜장면을 4개인가 5개 흡입하더라고.ㅋㅋㅋㅋ 이게 개콘이야? 씨바! 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여의도 공연 때 사람 몇만 이상 오면 먹기로 약속했었다고. 그리고 실제로도 배가 많이 고파서 먹어야 했다지. 무대 뒤에 걸려있는 영사막에서 먹는 모습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ㅋㅋㅋ 나 저녁 안 먹고 공연봤다. 뭐, 그렇게 노래 끝나고 멤버들 등장하더라고. 근데 포토타임있는 거 왜 말 안 해준 거야. 분명히 예매할 때 내가 이 공연 녹음이나 촬영같은 건 안 된다고 했는데 씨바. 그건 기자들한테만 해당되는 거였어? 방심하고 있다가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잖아. 나 김어준 총수 좋아라 하는데. 그렇다고 내 성정체성 의심하지마. 나 여자가 더 좋아. 그리고 주진우 기자도 좋아하는데. 포토 타임인 지도 모르다가 사람들 핸드폰으로 사진찍는 거 보고 부리나케 찍었네. 그래서 사진 속 인물들이 졸라 멀어. ㅋㅋ 나중에는 공연보느라 사진찍을 생각도 못 했고.


 이제 본격적인 공연 시작.
 공연 못 가서 혹시 검색하다 후기찾으러 온 사람들. 공연 이야기 더 듣고 싶지? 없어. 사실. 공연이라서 김용민 교수가 성대모사 퍼레이드로 웃겨 주고, 김어준 총수가 정봉주 전 의원 만난 이야기, 그리고 Q&A 시간과 공연 말미에 김용민 교수가 산타로 분장해서 사람들한테 엿을 던진 것 정도가 실상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것의 전부야. 내가 공연 후에 오늘까지 나온 나꼼수 32회와 호외2를 전부 다 들었는데, 공연에서 했던 이야기의 대부분은 사실 32회에서 전부 다 나와. 그러니까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뭔가 쇼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어. 심지어 공연에서 했던 표현들과 에피소드들 전부를 32회에서 들을 수 있어. 아... 김용민 교수의 휴대폰 진동 성대모사는 없다. 그건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근데 그건 그냥 개그잖아. 의혹제기같은게 아니라고. ㅋㅋㅋ
 미국 공연 후에 거의 바로 온 거라서 엄청 초췌해 보였어. 미국 공연 후기, 남아있던 정봉주 전 의원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디도스 의혹 정리. 그리고 정봉주 전 의원의 공판날짜와 우울한 전망. 그게 공연의 주요 내용 전부야. 32회는 공연 전에 녹음한 거라 거기엔 공판 내용은 빠져있지. 공연에서 새로운 내용이 안 나와서 아쉽냐고? 아니. 절대. 그게 공연이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감정이라는게 있거든. 이 공연이 무엇을 위해 기획되었는지 내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거든. 그게 바로 이 후기에서 정말 쓰고 싶은 내용이야.

의자가 높아서 정봉주 전 의원 다리가 바닥에 안 닿더라고. 멤버들이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고 장난쳤지. ㅋㅋㅋ 공연이니까 볼 수 있는 이런 장면은 나름 메르트긴 하다.


 어쩌면 서설이 본 내용보다 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앵무새처럼 공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쓰는 것보다 이 공연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느냐 하는 거야. 나꼼수에게, 그리고 나꼼수 팬들에게. 어쩌면 다들 너무 잘 알고 있을 지도 모르지. 남들이 다 알아도 쓴다. 나한텐 내가 느낀게 중요하니까.ㅋㅋㅋ

 김어준 총수는 종종 이야기해.
 쫄지마!! 씨바!!
 이게 이 공연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미야. 쫄지말자고. 근데 쫄지않는게 쉽지 않거든. 상대는 가카야. 씨바. 졸라 쎄다고. 안 쫄 수가 없어.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경찰이고, 검찰이고, 언론이고 다 갖고 있는데 우리는 겨우 몸뚱이 밖에 없잖아. 제일 쌘 무기인 투표권이라는 것도 몇년에 한번씩 밖에 없잖아. 우리는 졸라 약해. 상대는 졸라 쎄. 근데 쫄지않는게 쉬울 수가 없어. 나는 김어준 총수의 저 말이 나꼼수 네명에게도 해당된다고 봐. 그래서 자꾸 외치는 거야. 쫄지마!! 씨바!!
 쫄리는데 쫄지말아야해. 그럼 우리도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지. 그게 뭐냐면, 바로 우리야. 나 하나가 아니라, 바로 우리.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뭉친 힘. 생각해봐, 민주주의에서 거대한 우리는 엄청난 힘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한 조직된 힘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바탕. 조직된 힘이 혼자서 나오나? 뭉쳐야 나온다고. 쉽게 말해 마음이 통해야 같이 뭘 할 수 있잖아. 이 공연은 그걸 확인시켜주는 거야. 넌 혼자가 아니라는 걸. 그래서 여의도 공연이 더 의미가 있는 거고. 주최측 추산 5만에서 6만이라잖아. 근데 사진으로 어떤 건축하시는 분이 계산한 걸 보면 10만이 넘는다잖아. 난 혼자가 아니야. 나 혼자 분노하고 나 혼자 불의를 느끼는게 아냐.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들, 나랑 술마시면서 가끔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애들만 느끼는게 아냐. 사실 그런 건 술자리 분위기 망칠까봐 할 수도 있잖아. 난 공연 혼자 갔거든. 근데 거기 가니까 나랑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어도 1499명은 있다는 걸 느끼는거, 그게 쫄지않는데 큰 힘이 되거든.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 알지? 저글링 졸라 약하지만 수가 많아지면 무서워. 졸라. ㅋㅋㅋ


 나꼼수에서 팟캐스트 다운로드 순위 1위라고, 뭐, 다운로드 건수가 몇백만 건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런 공연 한방이 안 쪼는데 더 큰 힘이란 거지. 다운로드 수가 많다고 나 혼자 확인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경험하는게 더 큰 강하게 와닿는다고. 나꼼수 네명에게도,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몇백만번 다운받았다고 숫자로 보는 것보다 사람들이 이렇게 꽉 들어찬 곳에 서 있는게 더 응원이 된다고 봐, 난.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해서 매 공연마다 매진을 만들어 주는 거 아니겠어. 덕분에 난 이런 좋은 경험을 못할 뻔 했고, 씨바. ㅋㅋㅋ 숫자가 아무리 높으면 뭐해. 물론 그것도 기분좋겠지만, 한 사람이 수백번씩 다운받는지 어떻게 알아. 객관적인 수치도 중요하지만, 이런 직접적인 확인은 더 중요하지. 이건 이성의 영역보다는 감성의 영역이야. 공연장이 졸라 어마어마하게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1500명이 왔다는 거, 시작하자마자 매진되었고, 그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찾아왔다는 거,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건 나꼼수가 앞으로 계속 활동하는데 지속적인 응원이 된다고. 그러니까 여의도 공연 못 간게 더 아쉬운 거지. 졸라.ㅋㅋㅋ

 나꼼수 공연은 그런 거야. 쫄지않는 힘을 얻는 자리. 그냥 누가 "네가 듣는 그 이야기 남들도 다 공감하더라"라고 전해주는 말이 아니라, 내 친한 사람들이 내 기분맞춰주려고 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우리 모두가 같은 느낌으로 뭔가 변화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확인시켜주는 거. 그게 이 공연이 가진 진정한 의미야. 그리고 나꼼수 네명에게도 이들이 하는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거.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저항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 이게 이 공연의 진정한 가치지. 내가 듣는 방송의 주인공들이 어디 지하실에 숨어서 역적모의하듯 쑥덕이는게 아니라 당당히 무대에 나와 같은 목소리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

 난 나꼼수 순회공연이 나꼼수 멤버들을 낮은데로 임하게 하는 자리가 아니라 높은 곳으로 올라오게 하는 자리라고 말하고 싶어. 생각해봐, 지하 녹음실에서 무대 위로 올라왔잖아. ㅋㅋㅋㅋ 나꼼수 멤버들, 너무 고마워!! 졸라!! ㅋㅋㅋ 당신들이 있어서 가카 밑에서 살지만 그나마 재미가 있고 희망이 보여.

 뭐, 서울 앵콜 공연은 시립대에서 끝났고, 제주 공연 이후에는 더 공연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확인됐잖아. 우리는 혼자가 아니란 거. 그리고 그냥 뒤에서 쑥덕거리기만 하는게 아니라는 거. 여의도 공연에서 모인 후원금처럼 우리가 마냥 무기력하지 않다는 거. 그러니까, 우리,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부터 쫄지마!! 씨바!!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 최대 특전인 주진우 기자의 노래를 올릴께.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불렀어. 첨부터 찍은 건 아니지만 끝까지 찍었어. 이걸로라도 아쉬움 달래. 특히 누나들.ㅋㅋㅋ



 혹시 동영상이나 사진이 문제되면 말해줘. 지킬 건 지켜줘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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