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ARTPLA] 유루캠 - 치아키 (feat. 붓도색) 본문
붓도색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작고 복잡한 도색이 필요한 킷을 작업할 때 에어브러시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붓도색을 시작한 후에는 작은 피규어를 작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지는 귀찮음이 많이 사라졌다.
나의 이런 생각을 제대로 확인하게 해 줄 이번 킷은, 나의 귀인 LAL사마가 건네주신,
카이요도 조립식 피규어, 1/24 유루캠 오가키 치아키!!
생각보다 부품이 많은 편인데, 절반 정도는 액세서리 관련 부품이다.
캐릭터 관련 부품은 총 3개.
팔, 다리, 몸통, 머리, 머리카락... 거의 기본 수준으로만 부품이 나눠져 있다고 보면 된다.
피규어 작업에 가장 큰 걸림돌인 얼굴 부분에 대한 배려도 되어 있어서, 인쇄된 얼굴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도색러들을 위한 인쇄되지 않은 얼굴도 포함.
그리고 요즘 분위기에 맞게(?) 데칼도 포함.
실패해도 걱정하지 말라고 얼굴 데칼을 2개나 넣어준 것은 이 제품에 대한 애정이 올라가는 포인트다. ㅋㅋ
도색을 들어가기 전에 먼저 대충 가조립을 해본다.
... 역시 액세서리가 많다...-ㅅ-;
킷을 조립할 때마다 느끼지만... 액세서리가 많으면 나는 꽤 힘들어하는 편...;;
(그래서 메카류도 부속된 무장이 많으면 진도가 더디다... 그렇다고 무장이 없으면 그건 또 그거대로 아쉽고...)
몸통은 이렇게 절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다른 부분은 몰라도
목 부분은 후드가 접혀있는 것이기 때문에 접합선 수정이 필요하다.
사진 한 장으로 대충 넘어가지만, 사실 이전 단계가 있었고, 당연한 듯(?) 실패했다. ㅋ
결국 접합선을 없애고 싶은 부위에 이쑤시개로 이지 샌딩 시멘트를 살짝 덮었다.
그동안 구매해 놓고 도통 꺼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종이사포.
작고 굴곡진 표면을 다듬기에는 지금까지 내가 사용하던 스틱 사포보다 이쪽이 낫다고 판단하고 투입!!
사포질이 어느 정도 된 듯한 느낌이다.
이제 서페를 올리고 본격적인 도색을...
...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지.^^;;
서페를 바르고 나니 표면이 밝은 색이어서 확인되지 않았던 떡진 접착제가 눈에 아주 잘 들어온다.
다시 사포질 후... 이번에는 확실히 접합선 처리가 된 것 같다.
몸통을 가로지르는 접합선은 그냥 재봉선이라고 하고 넘어가야지. 히히~
팔 부분은 결합을 위해 돌기가 나와있는데...
과감하게 잘라버리면 된다.
어차피 움직임은 킷이기 때문에 여차하면 본드로 접합시키면 된다.
하체도 결합을 위한 돌기는 마찬가지로 제거해 버리자.
이번에는 에어브러시를 이용하지 않고 전부 붓으로 서페를 올렸다.
에어브러시를 사용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일단 간단하게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매우 만족.
이번 도색에는 예전에 문구점에서 구입한 아크릴 도료도 적극 사용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도색이 약간 얼룩덜룩하게 되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바로 그 얼룩덜룩한 효과를 노려볼 생각이다. ㅋ
하지만 피부색은 문구점 아크릴로 하지 않았다.
최근에 구입한 바예호를 사용해서 도색했는데... 한 번의 붓질로는 밑색을 제대로 감추지 못해서 당황했다...ㅠㅜ
하지만 몇 번의 덧칠을 통해서 서페는 감출 수가 있었구요~
원래 피부색보다는 짙은 색이 되었지만, 이쪽이 더 건강한(?) 피부색으로 보여서 만족.
캠핑하는 사람이 너무 허여멀건한 피부인 것보다는 약간 더 까무잡잡해야 하는 거 아닙니꽈~!!
이번 작업은 액세서리가 많았던 만큼 역시 액세서리를 도색하는 것이 가장 고민이었다.
특히 접합선을 처리하고 나서는 도색 집게로 잡을 곳도 없는 가방 같은 액세서리에 대한 도색을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다.
나중에 어딘가에 올려놓는 만큼 바닥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도 무방 했겠지만, 위치를 정확히 잡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붓도색의 또 다른 장점을 이용해서 멋대로 과감하게 작업 시도.
그냥 서페 부품을 바닥에 두고 서페를 올려버렸다. ㅋㅋ
에어브러시로 작업했다면 쉽게 생각할 수 없었겠지만...
어차피 붓도색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색할 부분만 칠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할 수 있었던 작업 방법이다.
일단 윗면을 다 칠하고 나서 윗면이 마르면... 이렇게 뒤집어서 칠해지지 않은 바닥면을 칠해주면 된다.
어때요? 참 쉽죠?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가방을 도색했는데... 평가를 내리자면, 그다지 좋은 방법이 절대 아니다. ㅋ
아무리 살살 붓질을 해도 붓질을 하는 과정에서 부품이 자꾸 움직이기 때문에 결국 어떤 식으로든 고정이 필요하다...-ㅅ-;
다음번에는 작은 구멍이라도 만들어서 고정하는 방향으로 할 생각이다. ㅋ
가방을 제외하더라도 역시 집게로 잡기 애매한 작은 액세서리들이 꽤 많았는데...
이 부품들은 워낙 작아서 가방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도색했다.
작은 부품들은 런너에서 자를 때 남은 자투리를 집게로 잡아서 도색하는 것.
어차피 작은 부품이라서 런너를 자른 자리를 사포질 하지 않아도 크게 티가 안 날 것 같았기 때문에,
나중에 몸체 도색이 끝난 후에 런너 자투리 부분만 잘라내고 살짝 도색해 주면 간단하게 완성된다는 계획이다.
가방 액세서리에 비해서 훨씬 수월하게 작업한 듯.
다만 이것은 표면 정리를 어느 정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ㅋ
나무 느낌의 접시 역시 런너를 완전히 자르지 않고 남겨둔 자투리를 잡고서 작업했다.
대충 사용한 도료들.
은근히 다양한 색을 사용했다.
완성된 치아키.
액세서리를 전부 만들진 않았다.^^;;
원래는 숟가락 2개, 컵 2개, 가방 3개, 프라이펜 2개였지만... 너무 많아서 귀찮았어..ㅎㅎ
그래도 은근 꽉 채워진 듯 해서 나는 이 정도면 만족.
유루캠 치아키는 안경을 쓴 캐릭터인데... 안경이 무슨 배트맨 가면 수준으로 두껍다..-ㅅ-;;
너무 두꺼운 것이 아쉽지만 스케일을 생각하면 뭐 이해해야겠지??
사실 피부를 적당히 잘 칠했다고 생각했는데... 안경, 머리카락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살짝 벗겨진 부분이 있었다.
사진을 찍기 전에 확인하지 못한 부분...ㅠㅜ
그냥 맨눈으로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ㅋ
이젠 노안이 와서 작은 흠집은 잘 안 보인다고...;;;
얼굴에 명암을 넣어보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ㅋㅋㅋ
시도는 했지만, 도저히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서 마지막에 그냥 단색으로 처리해 버렸다.
뭐...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만큼 딱히 명암을 안 줘도 크게 나쁘진 않은 듯.
유광 점퍼 느낌의 상의는 문구점 아크릴로 칠한 결과다.
밝은 사진으로 보면 도료가 밀려서 색이 고르지 못한 것이 보이는데... 뭐 자연스럽게 명암 효과가 들어갔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역시 직접 명암을 넣을 필요가...^^;;
조명이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냥 유광 느낌만 좀 날 뿐이다.
문구점 아크릴의 결과는 지난 번과 같이 절반의 만족.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썩 나쁘진 않지만,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라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ㅋ
역시 문구점 도료를 이용했지만 기대 이상의 퀄리티가 나온 부츠.
시로 야마다 때도 그렇고... 신발이 부담없이 칠하고, 결과도 만족스러운 듯.
아무래도 덜 신경쓰이는 부위니까 그런 것 같다. ㅋㅋ
바지 아랫단의 솜은 치핑으로 효과를 냈다.
좀 더 하얗게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일단 결과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
까만 타이즈는 살짝 비치는 스타킹으로 하고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면 내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음을 알 수 있겠지. ㅋㅋ;;
모자에 붙어있는 방울도 살짝 치핑을 넣었다.
좀 더 하얗게 만들까도 했지만, 인턴넷에서 찾아본 보자의 방울도 하얀 색은 아니더라.
그래서 너무 과하지 않게 아주 살짝만 밝게 했다.
사진에서는 거의 티가 안 나는 듯?
적당히 붓질 자국이 남아있는 액세서리들.
테이블의 데칼을 올리다가 밀린 채로 굳는 바람에 실패했고, 컵의 손잡이 처리도 대충 했지만,
역시나 작은 부품이라 그냥 봐서는 크게 티가 안 난다.
의외로 나무 접시와 그릇 표현이 마음에 들었는데, 갈색과 흰색, 황토색을 완전히 섞지 않고 칠한 결과다.
색이 완전히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붓질을 한 것이 적당히 나뭇결 느낌을 만들어냈다.
사람을 칠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이번 도색 작업의 재미 대부분은 의외로 액세서리를 칠하는 중에 많이 느꼈다.
완전히 깔끔하게 칠할 생각도 없었고, 붓질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이 그냥 칠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덧칠하고, 또 덧칠하고...
역시 마음을 좀 비우고 해야 더 재미있게 작업이 가능한 듯.
결과가 좀 아쉬워도 만족도는 더 높고 말야.
하지만 역시 너무 귀찮아...^^;;
그리고 장식장 어벤져스 피규어들 앞의 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사이즈는 작은데 액세서리가 많아서 그런지 확실히 풍성한 느낌이다. ㅎㅎ
시로 야마다, 2차 세계대전 군인, 그리고 이번 치아키.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이 피규어들의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는데... 이게 상당히 재미있다.
메카를 칠할 때하고는 또 완전히 다른 재미가 있는 것이, 금속 표면의 표현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하기 때문인 것 같다.
뭐, 사실 그동안 메카를 칠할 때 '금속 표면'이라는 걸 크게 의식하고 작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깔끔한 표면에 집착을 했는데,
인물들은 피부를 제외하면 깔끔한 표면이 아니어도 나쁘지 않고,
작업해온 킷들이 작은 스케일이라서 깔끔하지 않아도 크게 티가 안 나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작업으로 피규어 붓도색에 좀 더 자신감이 붙긴 했다. ㅎㅎ
남들 보기에 어떨지 몰라도 일단 어느 정도 내 마음에 드는 피규어를 만들어낼 수는 있게 된 듯 싶어.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내서 완성도를 올릴 수만 있으면 더 좋을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경험! 연습!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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