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별이가 어릴 때,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한 3살 무렵? 우리 모두는, 우리 부부와,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등등 모두는 별이가 무척 겁이 없고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높은 미끄럼틀을 즐기면서 내려오고, 정글짐도 서슴없이 다니는 걸 보면서 참 간도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아직 걸음도 아장아장해서 걷다가도 넘어질까 염려스러운데, 떨어지면 많이 다칠 수 있는 높이까지(물론 안전장치가 되어 있거나 보호자가 옆에 꼭 붙어있어서 낙상사고는 없었다) 아무런 동요 없이 올라가는 걸 보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생각은 아주, 매우, 굉장히, 잘못된 선입견이었다. 별이는 나이를 먹어가며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과감함은 사라지고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다.^^;; (가끔 놀이터 같..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흔히 끼가 있다고 하는데, 무대에 오르는 것을 즐기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다. 이게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발현되는 시기가 별도로 있는지, 암튼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별이가 현재 그런 성향이 있다는 건 확실하다.^^;; 아기 때부터 낯을 별로 안 가리긴 했는데, 이게 아직 뭘 모르는 나이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성향이 그런 것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아이가 적극적이고 사람들에게 스스럼없는 성격인 것이 내 관점에서 선호하는 성격이라, 부모로서 괜한 선입견을 가지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에 더 그랬다. 그렇게 별이는 어떤 성향을 가진 아이일까에 대해 명확한 확신이 없던 중, 별이가 5살이던 2018년,..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내 인생 처음의 덕질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덕질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지금의 내 취미는 아주 어릴 적에 시작되어서 콘텐츠만 바뀐 걸까, 아니면 그 전에는 덕질이랄 것은 없었는데 지금의 취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이 된 걸까? 이건 기억을 한참 더듬어 봐야 할 문제인 듯싶다. 2016년 11월 신혼집에서 이모가 선물한 장난감 기차와 함께 이런 사소하지만 애매한 기억의 문제를 별이는 겪지 않아도 된다. 내가 지금부터 확실히 기록해줄테니 말이다. 별이의 경우는 기차다. 기차의 어떤 점이 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차는 별이가 제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콘텐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별이도 여느 아이들처럼 기차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마치 때가 되면 이가 나고 걸..
엄마는 내게 '너는 나랑 성격이 참 많이 닮았어. 그래서 000가 걱정이야.'라는 말씀을 하고는 하셨다.그 때마다 대충 건성으로 알았다고 대꾸하면서도 그게 정말 그럴까 하는 의심을 했었다.외모같은 신체적 특징말고 성격이나 일종의 습관 같은 것들도 부모의 것을 닮는다고?뭐, 아이가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부모의 취향같은 것이 넓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그렇다고 성격이나 습관같은 것까지 닮는다는 건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응. 아니야. 전혀 지나치지 않아. 지구 상에 처음 생명이 처음 생겨난 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자신의 존재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유전자의 강력함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별이와 함께 하면서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내 모습이 담겨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