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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열정/기타

[레고 MOC] Total Terminator APG-24

☜피터팬☞ 2024. 12. 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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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별이의 최애 컨텐츠는 스키비디 토일렛이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단편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나는 기괴한 캐릭터 디자인 때문에 별로 안 좋아했다.

하지만 아빠의 마음이 그러거나 말거나 별이는 이 컨텐츠에 푹 빠져있었고, 레고로 관련 캐릭터들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하나의 컨텐츠를 두고 애정의 방향이 계속해서 반대로만 달려가던 어느 날...

별이는 내게 스키비디 토일렛 캐릭터를 자기와 같이 한번 만들어 보자고 계속해서 제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업 스타일 상 협업에 부정적이었던 나는, 일단 한번 알아서 만들어 보겠다고 했고...

 

무심하게 부품통을 뒤지다가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SF 스타일(?)의 변기를 만들었다.

넓고 납작한 뚜껑과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라인.

그리고 변기물을 담아두는 수조까지!!

 

어느 방향에서 봐도 완벽한 변기(?)의 모습이지 않은가?

... 변기...로 보이잖아?

...... 변기...처럼 보여야 하는데... '-';;

 

쟌넨. 변기자나이!!

처음부터 변기처럼 보이지도 않았지만 일단 내가 만드는 것이 그냥 변기일리가...ㅋ 

변기의 형상이 모티브가 되었지만, 결국 만들고 싶은 것은 인간형 로봇이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변ㅇ기 로봇.

별칭으로는 Toilet Terminator를 생각했는데... 별이는 완성된 이 로봇을 보고 이건 변기가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별이 왈 "변기를 만들라고 했는데 병기를 만드셨네요." 그래서 Toilet 대신 Total로 바꿨다. ㅋㅋ)

 

만들면서 생각한 방향은 풀 메탈 패닉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세비지 정도였다.

딱 봐도 머릿수로 상대할 것 같은 전형적인 양산형 야라레 메카 느낌이면 되겠다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엄청 약해 보이는 인상의 로봇은 아닌 듯.

뭐, 강하고 약하고는 인상으로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긴 하지만... ㅎㅎㅎ

(외모로 로봇을 평가하는 건 잘못된 방법입니다!! 암요!!)

 

언제나처럼 창작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가동성을 확인해 보자.

레고로 로봇을 만들 때 팔, 다리의 접힘 각도가 90도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은근히 숙제다...;;

단순히 각도만 크다고 되는 게 아니고 관절 기믹이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

 

강도를 만족해도 프로포션이 깨지면 사용할 수 없는 디자인이 된다.

이번에는 최대한 정상적인 프로포션 + 관절 강도 + 접힘 각도까지 만족시킬 수 있었다.

 

다리의 경우에는 다리를 쭉 폈을 때 완전하게 일자 라인을 포기하고 접힘 각도를 확보했다.

종이리를 좀 더 얇게 했다면 좀 더 접힐 수 있었겠지만... 종아리가 너무 얇으면 멋이 없다.

 

이번 창작을 통해서 테스트도 하면서 특히 신경 쓴 포인트는 어깨.

지금은 사라진 PlusL을 보고 MF-03A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내 나름대로 응용해 봤다.

그때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이즈가 커진 상황에서도 해당 기믹의 관절 강도가 충분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일단 기믹 자체는 매우 성공적.

어깨가 앞으로 많이 꺾이기 때문에 자세를 잡을 때 도움이 많이 된다.

게다가 볼 관절로 연결되어 있어서 추가적인 움직임도 가능.

사실 이런 기믹은 건프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형태로, 그동안 건프라를 만들면서 눈여겨보던 설계였다.

 

기본적인 가동을 위한 기믹 말고도 이런저런 기믹들을 심어놨다.

일단 변기의 수조... 역할로 만든 백팩은 해치가 열리는 방식의 미사일 포트다.

 

이 포트는 좌우 회전은 안 되고 뒤로만 젖혀지는데...

 

이렇게 뒤로 젖히고 나면 머리 뚜껑(?)을 열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변기니까(?) 뚜껑이 열리는 것이 당연!!

하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열린 안 쪽에 레고 피규어 파일럿이 뙇!!...

 

...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사이즈 문제로 넣지 못했다...^^;;

피규어를 앉히기 위해서는 더 큰 사이즈가 필요했던 것. ㅋ

 

대신 그냥 비워두기도 뭐해서 작은 머리(?)를 심어두었다.

머리는 사진처럼 변기 뚜껑을 열고 살짝 꺼낼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해두면 어쩐지 '맨 인 블랙'에 나온 외계인이 떠오른다... ^^;;

 

머리만 보면 월-E 도 떠오르는데... 자칫하다간 월-E 팬들에게 돌 맞을 수도 있는 발언 ㅋㅋ

잊었겠지만 이 메카의 시작은 스키비디 토일렛이고, 스키비디 토일렛의 변기에는 머리가 달려있었기 때문에 머리가 달려(?) 있는 것.

 

이 메카를 만들던 초기에 스키비디 토일렛의 변기라면 머리가 있어야 한다는 별이의 주장을 무마할 목적으로,

변기 + 머리(?) 조합이라고 우기면서 넣은 기믹이라 역시 어딘가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고 억지스럽다. ㅋ
역시 피규어가 탑승하게 만들었어야...

 

아무리 봐도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는 머리는 대충 넘어가자.

기본적으로는 양산형 메카라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무장은 단촐하게 라이플 하나로 끝.

 

사실 레고 메카를 만들면서 부속 무장을 다양하게 만든 적이 없다. ㅎㅎㅎ

라이플은 가능한 단순하되 너무 밋밋하진 않았으면 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번 메카에게 양산형 느낌을 가장 크게 부여하는 것은 이 라이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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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는 가지고 노는 시간!!

사실 리뷰용 사진을 찍기 전에 이미 상당 시간 가지고 놀았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메카는 지금까지 만든 창작 메카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이다.

 

어깨 관절 강도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관절 강도를 확보하고 있고,

충분한 가동범위와 다양한 관절 기믹에 내구성도 충분해서 가지고 노는 재미가 꽤 있는 편.

아... 그런데 라이플은 쉽게 뽀각 되더라...;;

 

리뷰용 사진을 찍기 전에 별이도 한동안 가지고 놀았지만, 전혀 부서지지 않고 잘 버텨주었다.

물론 별이도 레고 로봇의 자세를 잡을 때 어느 부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는 편이기도 하고.

 

설정이 양산형 야라레 메카라고, 실제 창작품의 내구성이 나쁘면 안 되지!!

 

이번 메카는 기믹과 내구성 등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런 기본 조건에 덧붙여서 꽤 만족스러운 포인트는 다리 부분이다.

 

이번에는 평범하게 일자로 쭉 뻗은 다리 대신에 무릎 관절을 기준으로 일부러 축을 엇나가게 디자인했다.

이번 메카는 팔, 다리를 쭉 뻗은 것을 기본자세로 하지 않고 약간 구부정한 자세를 기본으로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리의 축이 엇나가 있더라도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 같았다.

 

약간 구부정한 자세를 기본으로, 관절 가동 범위도 확보하고, 너무 멋지지 않게(?) 보이는 다리를 의도했는데...

가동 범위 확보는 완벽하게 성공했지만, 디자인은 기대와는 살짝 다르게 흘러갔다.

 

아니, 다리가 너무 멋지게 나왔잖아. ㅋㅋㅋ

게다가 다 만들고 보니까 그냥 꼿꼿하게 관절을 펴놔도 그다지 어색한 느낌은 별로 안 들더라...^^;;

(그래도 살짝 구부정한 자세로 있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게 보이는 편!)

 

기본적으로는 보통의 인간 체형처럼 관절 라인이 제대로 정렬된 다리 라인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이번 창작은 꼭 그렇게 정렬된 라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멋지게 나올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자세가 잘 나오는 메카가 되었다.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어깨에 적용한 기믹의 효과가 매우 좋아서 팔을 이용한 자세를 잡기가 매우 수월하다.

 

자세를 잡는 것이 수월하니까 가지고 노는 재미는 엄청 올라간다.

내구성도 좋으니 자세를 잡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도 매우 적어서 더욱 재미가 있다.

 

상체가 정면을 바라보면서 라이플의 총열을 왼손으로 자연스럽게 받칠 수 있는 메카는 몇 없을 듯?

보통의 경우에는 상체를 살짝 트는 것으로 왼손으로 총열을 받치는 자세를 만들 수가 있긴 한데...

 

이번 메카에서 '상체를 정면으로 둔 상태'가 의미가 있는 이유가... 머리가 없기 때문이다. ㅋㅋㅋ

머리처럼 보이는 부분(뚜껑)이 있긴 한데... 머리가 고정이라서 마찬가지다. 

 

 

머리가 고정이다 보니 총을 쏘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시선 처리를 하려면 총구가 항상 앞을 향해 있어야 자연스럽다. ㅋ

그래서 어깨의 회전 기믹이 더욱 의미가 있게 되었다.^^;;

 

매우 큰 가동폭의 어깨에 다리의 가동 범위도 넓다 보니까 어떤 자세도 자연스럽게 잘 나온다. ㅎㅎ

무릎 앉아도 완전 쉽고, 편하게!!

 

내가 추구하는 레고 창작 메카의 방향성에 매우 부합하는 창작품이 나와서 굉장히 뿌듯해하는 중.

사진으로도 그 느낌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

일단 양산형 야라레 메카라고 했는데 너무 멋지게 사진이 나온 것부터가 이 뿌듯함에 대한 증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스튜디오를 사용하지 않고 부품통을 뒤져가면서 만든 메카라는 점도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

컴퓨터로 레고를 조립할 수 있는 스튜디오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에는

항상 기본적으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실체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스튜디오 없이 작업을 진행했다.

 

내가 만든 레고 창작 로봇 중에 설계도가 전혀 없는 유일한 창작품이 아닐까 한다.

AW-09도 스튜디오 없이 만들긴 했는데, 이건 나중에 역으로 스튜디오로 옮겨서 설계도를 저장해 뒀다.

언젠가 이 로봇도 스튜디오로 작업을 하긴 해야겠지...? 근데 귀찮아...ㅠㅜ

 

마지막으로 형식 번호 APG-24에 대한 코멘트.

이건 블로그 절친인 LAL사마와의 밈인 '아빠가'에서 따온 형식 번호다.

대중적인 밈... 은 아닌 관계로 정확한 의미는 우리 사이에만 통하는데, 일단은 별이가 요청했고, 아빠인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형식 번호는 고민 없이 '아빠가'에서 따온 'APG'가 되었다.

앞으로도 'APG' 형식 번호를 딴 메카들을 계속 만들어 볼 계획이긴 한데... 과연?

 

보통은 이렇게 리뷰를 마치고 나면 장식장 한켠에 자리를 잡아주는데...

최근 공간이 부족한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엔 바로 박스행이 되었다...ㅠㅜ

프라모델 제작이든 레고 창작이든 간에 열정이 떨어지는 것에는 공간 문제가 1순위 원인이다.

그저 언젠가는 내 창작품들을 모두 자유롭게 장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

그래도 창작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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